시립박물관 인천백미전(미곡검사용 색대)

 

시립박물관 인천백미전(인천가토정미소 전경)

25일 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인천 미두취인소(米豆取引所)와 정미업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인천 미두취인소는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최대의 쌀 집산지(集散地)였던 인천항을 배경으로 성장했던 미두거래소 이다.

인천은 일찍이 개항 이후부터 조선각지의 쌀과 콩(미두)이 모이는 집합지였다.

일본인들은 미두의 거래여하가 인천항과 한일무역 성쇠와도 관계된다는 생각으로 일정한 품질과 가격의 미두를 거래(취인)하기 위한 미두취인소를 한국최초로 1896년 인천에 설립했다.

또, 인천에 모인 미곡은 백미로 상품화돼 일본으로 보내지게 되고 이러한 미곡도정을 위해 한국최초의 현대식 정미소가 1892년 인천에 세워졌다.

일제강점기에 이르러서 정미업은 하루 일만 석에 이르는 도정 능력을 갖춰 동양 최고라고 일컬을 정도가 되었고, 인천산업 생산액의 절반이상을 담당했다.

또, 인천의 각종현황과 통계를 담은 ‘인천부 부세일반(府勢一班)’은 ‘조선백미’라 하면 ‘인천 백미’를 연상할 정도라고 해 미도(米都, 쌀의 도시)로서 인천의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미도’ 인천의 번영은 일본인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었으며, 번영의 이면에는 투기시장으로 변질된 미두취인소에서 가산을 탕진한 조선 사람들이 있었다.

또, 정미소에서는 비인간적 대우에 시달리면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생계만을 이어가던 정미 직공들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인천의 노동쟁의 중 많은 부분이 정미소에 발생했으며, 이는 정미 직공들의 절박한 생존 투쟁으로 이해해야 한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전시는 어느 때 보다도 애환이 가득했던 ‘인천 백미’의 시대를 조명하고자 기획됐다”고 했다.

이어, “이를 통해 다양한 색깔을 가진 인천 역사의 한 부분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4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며,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