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새해 벽두부터 당장 시행되는 ‘인천 i-바다패스’ 사업이 전반적으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호평인 가운데 정작 주민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공포감’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섬 지역 인프라 등으로 관광객들이 섬 지역 소비의 빈도를 여전히 높이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문제만 유발하고 돌아가면서 결국 아무런 지역적 이득도 없이 부담만을 섬 주민들이 고스란히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30일까지 <뉴스통신>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인천시는 오는 1일부터 전국 최초로 육지와 섬을 오가는 여객선의 요금을 인천시민에 한해 시내버스 요금 수준인 1,500원으로 적용하는 ‘인천 i-바다패스’ 사업을 시작한다.
당초 ‘인천 i-바다패스’ 사업은 사업 취지 자체는 인천시의회 등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의 반응도 상당히 호평 일색이었으나 시의회 내부에서는 “홍보예산 등에서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올해 인천시의회가 마지막 정례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사업 추진을 위한 홍보비 2억 3천만 원을 신규 편성하면서 사업은 탄력이 붙었고 시 관련부터 역시 가열차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덕적군도와 굴업도 등 옹진군 관내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로부터는 이 사업에 대한 적절성에 의문이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사업이 자신들의 터전인 섬 지역의 ‘활성화 일환’으로 전개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섬에 입도하는 관광객들이 지역에 이득을 준 결과로 과연 도출이 됐냐는 것이다.
덕적도 주민 정모씨(55)는 “섬에 입도하는 관광객들은 섬에서 소비를 하는 경향보다는 섬에서 소비할 것들을 육지에서 미리 사서 공수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 소비를 하는 영역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결국 섬 지역의 경제효과는 미미한 채로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에 고통과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덕적도 주민 역시 “주민들이 경제적 활동을 위해 키우거나 채집하는 섬 특산물들을 관광객들이 아무 죄의식도 없이 위법하게 채취하고 그 과정에서 훼손하는 경우도 많아 결국 섬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i-바다패스 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우려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상태”라고 전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시 내부에서는 정작 이러한 우려에 대해 고민이 깊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i-바다패스’사업의 주무부서인 시 섬해양정책과 관계자는 “우리 부서에서는 여객선 요금에 대한 지원 내용이 우선순위였고, 아직 사업이 시행 전이라 관광객이나 육지 주민의 증감 추세를 확실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문제(주민 우려 등)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내년도(2025년) 본예산에 해당 사안과 관련한 연구용역 비용이 편성돼 있어서 추후엔 그 결과에 따라 조치가 이루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의 섬해양정책과에는 섬해양정책 외에 해양산업, 그리고 섬 교통은 물론 정주지원까지 담당하는 부서가 구성돼 있고 이를 위해 업무하는 공직자들의 수도 제법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아쉬운 측면이 있음은 지적을 안 할 수가 없어 보인다.
시 관계자는 “우리 쪽에 관련 내용의 민원들을 사실은 공식적으로 접해본 바는 없었다”고 밝혔는데 정작 “여러 번 우려의 의견을 냈다”고 전해온 주민들의 민원과 대치되는 것도 석연찮은 부분이다.
‘i-바다패스’ 사업이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사업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 쪽에서 민원이나 의견이 와도 이러한 민원들을 시에 전달하는 것을 공직사회 내부에서 혹여 ‘꺼리는 게 아니냐’는 등의 의심도 나올 수 있기 때문.
역시 덕적도 주민인 서은미 사진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섬 주민들의 민원은 대체로 면사무소나 군의원 등을 통해 전해지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인천시가 해당 민원을 공식적으로 접하지 못했다면 그런 민원이 전달되는 경로가 결국 없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