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지난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던 모습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19일 인천시가 발표한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두고 송도테마파크 부지의 소유자인 부영그룹 측이 보일 입장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송도유원지 일대를 8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계획 전반을 밝히며 부영 측이 소유한 땅 일대를 제외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상당한 분위기다.

19일 황효진 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테마파크 부지 소유주인 부영 측과의 협상 결렬로 인해 부영 측이 소유한 땅 일부를 제외한 상태로 추진키로 가닥을 잡았다는 내용이다.

황 부시장은 과거 인천의 대표 휴양지였던 송도유원지기 기능 상실 및 일부 해제지역의 관리 방안 부재, 주요 개발사업의 장기 지연 등으로 활성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지는 당초 인천시로부터 경제자유구역의 추가지정 대상으로도 검토가 됐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인천시는 조성원가가 치솟으며 사업성이 부족해져 지정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도시계획’의 측면에서 접근해 방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계획에 따르면 송도유원지 일대를 복합문화단지의 성격으로 조성하면서 이 일대를 총 8개 구역으로 나눠 내년부터 개발사업을 본격 준비해 2028년 경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보도자료 내용 기사 하단 링크 참조)

시 도시계획과에 따르면 해당되는 전체 부지는 현재 시가 마스터플랜의 주요 대상으로 언급하는 약 53만 8천㎡ 외에 부영 측이 주택건설사업을 요구하고 있는 약 48만㎡, 그리고 부영 측 권한이 아닌 사유지 약 52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천시의 제안은 이 53만 8천㎡을 부영 측으로부터 기부채납 형식으로 받고 48만㎡는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건설사업’으로 진행시켜 주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부영 측은 두시개발사업을 통하지 않은 주택건설사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의 송도유원지 르네상스 사업 구상의 핵심인 복합문화주거단지 조성 내용 일부 (자료제공=인천시)

같은 주택건설사업이라도 사업이 ‘상위에 도시개발사업을 전제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공공성과 사업성 부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인천시가 주장하는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건설사업’은 해당되는 면적에 주택뿐만 아니라 도로 등의 기반시설들을 포함한 것을 말하는 반면, 부영 측의 요구는 그런 것 없이 ‘통째’ 형식의 민간 아파트 단지를 짓겠다는 뜻이기 때문.

시의 설명으로는 이렇게 되면 기반시설을 포함할 경우 조성되는 가구 수 규모는 약 5천 가구 정도가 가능하나 부영 측의 요구대로라면 같은 면적에 8천 가구 이상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감안하면 부영 측이 사업성을 계산해 이 같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시의 설명에 따르면 부영 측의 요구는 공공성 이전에 해당 요구가 현행법과 제도, 사업의 보편성 및 지역 수용성 등을 모두 거스르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으로서는 허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인천시가 공공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역시 부영에 대한 특혜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유주인 부영 측으로부터 땅을 무상으로 가져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성을 주장할 수는 있다 쳐도 부영이 ‘주택개발’이라는 사업을 전제로 공공문화시설을 의무부여 받았던 테마파크 조성사업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 자체를 특혜로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일면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지역사회에서는 부영 측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데에 부담해야 할 재원을 최소 수천억 원 단위로 보고 있다. 그런데 기부채납을 받은 땅을 그냥 쓸 수는 없는 상태다.

그간 부영 측이 계속 미뤄온 토지 정화작업부터 시작해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그 비용을 이제 시민 혈세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렇게 되면 결론적으로는 시의 손해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다.

이렇게 되면 부영 측은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건설사업’의 방향을 받아들여 사업성을 일부 잃는다 해도 자신들이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땅의 가치상승분을 취득하면서 테마파크 조성 비용 부담에 대해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결국 저투자로 도시개발의 사업권한까지 얻게 된다는 논리가 나올 수 있다.

이는 시선에 따라서는 지역사회에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상황인데 이 때문에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기존의 허가조건에서 부영 측이 테마파크 조성 의지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면 그 자체로 사업권을 취소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시 브리핑에서도 이철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이 “부영은 애초에 테마파크 조성 의지가 없었고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공공개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즉 인천시도 부영 측이 테마파크를 이행할 생각이 없었다는 뜻을 브리핑을 통해 밝힌 셈인데 그런 상황에서 기부채납을 명목으로 도시개발 사업권을 쥐게 해주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나오는 것.

이에 대해 시는 “자신들의 제안이 특혜라면 부영이 과연 거절을 했겠느냐”는 입장이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부영이 그간 보인 태도들을 보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충분히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의견도 나온다.

2018년 토양 정밀조사 당시 테마파크 부지의 77%의 땅에서 비소 등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자 연수구는 부영 측에 총 3차례의 토양오염 정화를 명령했지만 부영 측은 그간 정화작업을 한 번도 이행하지 않고 있고 실제 지난 두 차례는 고발로 인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부영 측은 연수구에 오히려 정화명령 연장을 요청했고 연수구가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사실상 ‘으름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까지도 서슴치 않았다.

또 부영은 인천시 등에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시작하기만 하면 아파트 분양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그간 인허가 조건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주택개발사업 관련해 세대 수를 1천 세대 이상 늘리겠다며 변경안을 냈는데 시가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자신들이 이익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한 목표라면 특혜로 해석되는 것과 상관없이 계속 ‘쥐어짜내기’ 식의 요구나 으름장의 자세들을 계속 할 게 뻔하다는 비판이 이미 지역사회 내에서는 있어왔다.

때문에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사회진영에서는 부영에 대한 주택건설사업 및 도시개발사업 등에 대한 허가조건을 원안 그대로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표출해 왔다.

이러한 주장들은 인천시가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룰’을 적용해 부영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해줄 경우 향후 다른 개발사업에서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