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섭 인천시의원이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감사관실 등 피감기관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민선8기 들어 인천시정부를 집권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전임 시장’의 성과로 인지돼 있는 ‘인천e음카드’ 사업에 대해 사실상 ‘때리기’의 본색을 드러냈다.

최근 지적된 당시 인천e음카드의 운영에 절차적인 문제 등에 대해 당시 담당했던 주무공무원들을 참고인으로 부른 뒤 이들에 대해 “전임시장이 시킨 것”이라는 등의 압박성 발언을 이어갔는데 이후 상당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8일 진행한 시 감사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인천e음카드의 협약 등 문제와 관련해 당시의 담당주무관 세 명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들 3인은 장병현 계양구 부구청장과 손혜영 시 사회적경제과장, 그리고 안광호 인천경제청 영종청라사업본부장이다.

이날 ‘국힘 과반구성’의 시의회는 신동섭 의원(남동4, 국)이 전면에 나서는 그림을 연출하며 민선7기 당시 인천e음카드 업무를 가장 장기간에 걸쳐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안 본부장에 대해 노골적인 겨냥을 이어갔다.

인천e음카드는 현 민선8기와 함께 ‘유정복 시정부’에 해당되는 민선6기 말엽 즈음에 출범한 ‘인처너카드’가 전신이다.

당시에도 사업은 현재의 사업자인 ‘코나아이’와 진행됐고 민선8기 출범 후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당시 코나아이 측이 농협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신규 형태로 계약을 ‘사실상 갱신’해 오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날 행감에서 신 의원 등이 문제로 삼은 부분은 당시 활성화가 잘 되지 않았던 인천e음카드의 홍보활동을 위해 임시로 활동됐던 250~300여 명의 아르바이트 생의 채용 위탁 문제 및 비슷한 목적으로 도입된 QR키트(인식기) 등으로 인한 세금낭비 등 내용이었다.

이중 QR키트 문제는 인천시가 13억 2천만 원 상당의 키트 구입을 규정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강행하면서 코나아이 측과 수의계약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다소 논란이 있었던 상황이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은 민간업체와 2천만 원 이하의 물품 제조·구매계약·용역계약에 한해서는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이를 초과할 경우 경쟁입찰이 의무이기 때문인데 당시 시 담당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행안부는 사업에 대한 내용을 회계파트 부서에 공식적으로 의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봤는데 이에 대해 안 본부장 등은 “계약의뢰는 했었으나 회계파트는 ‘사무관리비 영역이기에 자체적으로 할 일이지 회계부서에서 받아 할 일은 아니다’라는 답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또 홍보활동을 위한 아르바이트생 채용문제는 당시 예규 기준으로는 채용한 인원을 소관부서에서 직접 관리했어야 했지만 위탁을 넘긴 부분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안 본부장은 당시 주무담당관이 2명뿐이라 제대로 관리가 안 되기도 했기에 위탁키로 한 것인데 당시 그 예규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면서 그 부분은 본인의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은 했었다.

이날 행감에서도 안 본부장은 지적된 문제에 대해 앞서 언급한 입장을 유지하며 사유는 사유대로, 잘못된 부분은 잘못된 부분대로 설명을 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듯했으나 신 의원은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려는 듯한 자세를 짙게 보였다.

신 의원은 이날 안 본부장의 과거 감사관실 경력까지 들춰내며 “4년 6개월 동안 감사관실에 근무했으면 공무를 수행하면서 하자가 있을 행위를 할 사람이 아니라고 봐야 하는데 중대한 하자를 일으켰고 이는 고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임) 시장 등 윗선 지시 및 지침이 없었다면 당시 ‘팀장’이었던 본부장이 이렇게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공무원 강령 및 정치적 중립 등을 지키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안 본부장은 “대한민국 법령이 2만 개가 넘는다, 내가 과거에 4년 6개월 간 근무했다고 (법령이나 하자 가능성 등에 대해) 다 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항변했지만 신 의원은 “흥분하면 본인이 지는 거다, 내가 질문하는 것만 답하라”며 상당히 고압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날 시의회 행안위 행감은 인터넷 방송으로도 생중계돼 관심있는 시민들이 시청할 수 있었는데 시청한 시민들은 신 의원이 행감 태도를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 본부장이 별반 힘도 없었을 ‘팀장’ 직으로서 당시에 했던 공무행위에 대해 신 의원이 ‘전임 시장’을 지나칠 정도로 들먹이면서 그 적절성 여부를 제대로 들여다보기가 더 힘들 수 있다는 것.

시민 A씨(연수구 거주)는 “팀장 정도 되는 직급의 공무원이 13억 정도 되는 규모의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면 의심은 갈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내용은 정치적인 부분보다 ‘적절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한 상황인데 신 의원은 본인이 그냥 답을 정하고 질문을 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문제가 있어 보였다”고 꼬집었다.

계약 부분의 적정성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볼 의도였다면 출석한 참고인이 어떤 답변을 하든 일단 다 들어볼 필요도 있었지만 신 의원의 태도로 오히려 실질적인 내용은 줄어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신 의원은 행감에 출석한 이철우 감사관에게도 “(해당 건에 대해) 감사관실에 오래 근무한 사람(안 본부장을 말함)이 공무상 중대한 하자를 일으킨 건 고의성이 있다”며 “다시 검찰고발이나 특별감사 등 할 용의가 있느냐”는 등 이 감사관을 향해서도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는 코멘트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이 감사관은 “고의성 등은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발 등 여부는) 검토 후 의회에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행안부는 지난 2022년 상반기에 이미 해당 사안에 대해 안 본부장 등에 경징계 권고 등 내용을 인천시에 전달한 바 있다. 당시 행안부는 “안 본부장의 당시 행보는 행정적으로 문제가 있긴 했지만 인천e음카드의 성공사례는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골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