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송도지구 내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 연구기관을 들여보냈던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가 이를 철수하려 하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보조금은 물론 각종 특혜를 학교 측에 남발해 논란이 크다.
IGC에 입주한 다른 학교들 역시 그간 인천시 차원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중요한 일들은 서울에서 추진하려 하는 등 ‘먹튀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경제청이 맹목적인 매달리기 식 구애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스탠포드대는 경제청에 연구소 철수를 통보한 바 있다. 앞서 이 연구소는 2021년 스마트시티 관련 연구 명목으로 유치된 것으로 경제청은 당시 2025년까지 총 165억 원을 지원키로 하고 이를 이행 중이다.
그런데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평가에서는 스탠포드 연구소의 연구 성과가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올해 지급할 보조금의 10%인 3억 원을 삭감 조치하면서 문제가 됐다.
이에 학교 측은 경제청 측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연구소 철수를 통보하는 등 일종의 ‘으름장’을 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제청은 연구소 철수를 막자는 의도로 ‘의무사항들을 이행하는 한’ 등 조건을 붙이면서 사실상 보조금의 삭감 조치를 철회하는 내용으로 추가 협약을 했다는 점이다.
경제청은 이 외에도 연구소 내부 인사 등의 문제에 관여하거나 권고 조치 등도 하지 않기로 하고 연구소의 연구 재량도 전적으로 스탠포드에 맡기기로 하는 등 사실상 산업부의 평가가 무색하리만치 ‘질질 매달린’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측은 추가 협약과 관련해 학교 측과 협력 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한 추가 협약이 우선이었으며 연구소의 활동에 재량권을 주는 건 일반적인 상황에 해당되는 만큼 ‘매달린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제청의 이같은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엔 그간 IGC에 들어온 외국 대학교들 상당수가 지나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몇 달 전에도 IGC에 들어온 상태의 조지메이슨대학교가 경제청을 통해 100억 원에 가까운 규모의 예산을 인천시로부터 지원을 받아왔음에도 정작 서울에서 로스쿨 과정을 밟으려 한 것이 드러나면서 지역사회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의 경우 역시 IGC에 입주해 있는 유타 대학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K-바이오랩 허브’와 비슷한 구성의 ‘의료혁신센터(CMI)’를 ‘서울바이오허브’에 설치하려 한 것이 발견되며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 인천시의회에서도 적잖은 시의원들이 “인천에서 IGC에 입주하고 이를 통해 수십 억 원 예산을 지원받고 정작 중요한 일들은 서울에서 다 하려고 하는데 이는 명백히 배신”이라며 비판이 엄청났었다.
일부 시의원들은 “입주한 대학교가 인천에서 중요한 활동을 전부 하고 어길 경우엔 패널티 조항까지 있어야 한다”며 강경하게 나서기까지 했음에도 인천경제청은 이와 상반된 자세를 보이며 일각에서는 ‘비굴하다’는 힐난까지도 받아왔었다.
그러자 지역사회 안팎에서는 인천경제청 직원들이 외국 대학 및 연구 기관의 유치에 대한 ‘성과(인센티브)’에 매몰된 나머지 학교 측과의 협상에서 사실상 학교 측에 멱살을 잡힌 채 질질 끌려가고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비판의 여론이 계속되자 인천경제청 측은 “일부 문제가 생긴 만큼 내부적으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청은 “선진 외국 학교와 연구 기관들에 대한 투자유치는 각종 개발 협력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끌려가는 자세에서 바뀌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스스로 시인했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