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청사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23일 인천시와 국민의힘(이하 국힘)이 만나 머리를 맞대려던 예산정책협의회가 당일 돌연 취소된 상황을 두고 야당이 공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힘 배준영 의원(중·강화·옹진)이 강화군수 보궐선거와 관련해 ‘경선 무효 가처분신청’ 재판이 열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야당은 “배 의원이 선거 때문에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의 메시지도 던지는 분위기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하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국힘-인천시 예산정책협의 자리 돌연 취소됐는데 배 의원은 사실상 인천시민 보기 부끄러운 행위를 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인천시와 국힘 측은 23일 오후 3시 국회에서 국힘 측 지역 국회의원인 배 의원 주도로 ‘시·여당 차원’으로 예산정책협의회 예정했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당시 협의회는 복수의 언론사들이 취재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인천시는 당일 오전 9시 경 기자들에게 ‘국힘의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됐다’는 내용의 단체문자를 보내 해당 일정이 사실상 취소됐음을 알렸다.

시와 국힘 등은 현재까지 이 협의회는 ‘취소’가 아닌 ‘연기’라고 밝혀오고 있으나 당시 23일 일정이 갑자기 취소된 이유는 인천시도 국힘도 입을 닫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배 의원의 당일 일정과 동선을 파악한 민주당이 성명을 통해 취소의 사유가 배 의원의 정치적인 행동에 있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운 것으로 논란의 가능성이 꽤 다분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배 의원이 당시 협의회를 돌연 취소해 이를 불참하고 향한 곳이 서울남부지법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남부지법은 국힘 소속의 안영수 강화군수 예비후보가 소속당을 상대로 제기한 군수 보선에 대한 경선무효 가처분신청 재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민주당은 다음달 16일 치를 예정인 군수 보선과 관련해 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배 의원이 내년도 예산에 대한 협의를 외면하면서까지 서울남부지법을 찾아간 걸 감안하면 배 의원이 ‘민생 대신 선거를 챙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배 의원은 인천 예산 협의자리를 내팽개친 것에 대해 어떤 해명과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협의회 자리에서는 (본인 지역구인) 강화군의 민생예산과 주요 사업도 논의될 예정이었던 만큼 소속당의 부실한 공천 의혹을 덮기 위해 민생예산 논의를 뒷전으로 미룬 행태는 사과가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시 국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에 대해서도 “무산된 협의회를 뒤로하고 다음날인 24일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고 함께 비판했다.

유 시장은 지난 24일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 측의 초청을 받아 선양시 출장길에 올랐고 27일 귀국 예정인데 민주당은 “유 시장이 복귀하더라도 국민의힘 중앙당과 인천시가 일정을 맞추지 못해 민생 논의가 미뤄지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배 의원 측은 현재 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인 만큼 빠듯한 국회 일정을 모두 챙기고 있어 협의회 참석이 어려웠을 뿐이라며 군수 보선과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야당이 공세를 취하는 분위기 속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읽힌다. 올해 중 협의회를 못 열게 되면 인천시는 국회에 예산 등을 적극적으로 건의하지 못하는 등의 ‘핸디캡’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

이를 의식한 듯 국힘 인천시당은 “다음달 2일 인천시 ‘단독’으로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밝혀왔는데, 만약 이때도 자리가 무산되거나 했을 경우 이후 일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최근 국군의날이 임시공휴일로 한시 지정됨에 따라 10월 초는 징검다리 연휴가 있는데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7일부터는 국회가 올해 국정감사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국감 시작 이후로는 협의회 같은 자리는 사실상 ‘열리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인데 인천시 역시 내년도 본예산을 오는 제299회 정례회(11월 5일~12월 13일)서 확정하게 돼 있다. 사실상 국힘 시당이 밝힌 ‘오는 2일 일정’이 미뤄지면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