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민선7기 당시 박남춘 전 인천시장(사진 가운데)이 중구의 한 노포업소에 ‘이어가게’ 현판을 걸고 기념식을 하던 모습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2020년 조례를 제정해 30년 이상 운영되고 있는 지역의 노포 가게들을 선정해 지원하고 홍보하는 ‘이어가게’ 사업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현 민선8기 유정복 시정부에서 ‘전임 시장 성과 지우기’로 인식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동시에 지금까지 혜택을 받은 노포가게들만 챙겨준 게 아니냐는 비판 등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기에 향후 논란 가능성은 다분하다.

인천시는 2020년부터 해마다 ‘대대로 물려받아 가게가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인천에서 30년 이상 업종 변경 없이 영업을 지속한 가게에 대해 ‘대대로 물려받아 이어가길 바란다’는 의미의 표현인 ‘이어가게’로 선정했었다.

시는 지난해까지 모두 34개 업소를 4권역으로 나눠 1년에 1권역씩 이를 진행해 왔는데 2020년 중·동구 1권역에서 10곳, 2021년 부평·계양구 2권역에서 6곳, 2022년 미추홀·연수·남동구 3권역에서 10곳, 그리고 지난해 서구·강화의 4권역에서 8곳 등이 지정됐었다.

당시 시는 이어가게로 선정한 업소들에 대해 그간 가게가 지켜왔던 전통적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 500만 원의 시설환경개선비를 지원했고 이어가게 인증 현판도 걸어주는 등 소소한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 이후 이어가게 선정 이후의 효과 등을 평가하는 과정도 없었고 지속을 위한 지원발굴 등도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올해부터는 이어가게의 추가 선정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 예산이 민선7기 당시만 해도 1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민선8기 시정활동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8,900만 원으로 줄더니 올해는 3,400만 원으로 지난해 예산과 비교해도 반토막 이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 그러다보니 벌써부터 후유증이 나오는 상태다. 

이미 이어가게로 지정된 노포업소들은 1회성이나마 최대 500만 원의 시설비용 등을 지원받기라도 했지만 그러지 못한 ‘자격 충족’ 상태의 노포업소들은 이제 기회 자체도 없어진 상황이라 기 지정업소와의 차별 등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자격이 미달 상태였으나 2024년 현재 선정 자격은 갖추고 있는 한 노포업소의 운영자는 “결국 ‘터줏대감 가게’들만 골라 챙겨주기가 된 셈”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는데 실제로 이런 불만들이 곳곳에서 나오는 형국이다.

또 이어가게로 지정돼 지원을 받은 34개 업소의 운영자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업이 1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나 우려 등이 나오면서 이들 업소들은 일종의 ‘눈치보기’도 하는 상황.

과거 이어가게로 선정된 한 업주는 “과거에 시설개선 지원 좀 해주고 현판 걸어준 뒤로는 (시에서) 후속적인 작업은 없었다”며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싶기는 하나 그러자니 ‘이미 지원을 받은 가게가 욕심만 붙었다’는 소리 들을까봐서 사실 목소리는 높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예산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 때문에 추가 지정을 못 하고 있는 건 맞고 홍보 지원만 하고 있다’는 입장인데 이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지적은 얼마든 나올 수 있다.

예산의 문제로 추가지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미 지정된 가게들을 홍보지원하는 등의 방향으로 이어진다고 하면 사실상 기지정된 가게들만 추가적으로 또 혜택을 보는 그림이 되는 게 아니냐는 것.

중구 주민 김모씨(40)는 “공무원들의 성과주의적 행정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더라도 해당 사업의 ‘지속성’은 특정 업소에 대한 추가지원보다 업소 수를 늘려가는 방향으로 잡는 게 옳아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추후 예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적으로 자격이 되는 노포 업소들은 계속 발생할 텐데 지정 자체가 사실상 중단 상태라면 이미 지정돼 현판 걸고 지원 받은 업소들만 만세 부를 일이 되지 않겠냐는 것.

미추홀구의 한 상인 역시 “예산이 줄었으면 줄어든 상황에 맞게 지정 수를 줄여 추가하면 될 일인데 지정을 중단하고 기지정된 영역에 대한 홍보지원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면서 “기지정 업소들에 대한 지원이 정히 필요하다면 홍보 혹은 직접 지원 대신 해당 업소들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혜택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