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해군 대령이 부하 장교들에게 ‘진급’을 빌미로 골프채 등 금품을 뜯어내고 배우자의 골프모임 참석을 강요하는 등 자신의 지위를 들이밀어 부하들에게 부당한 행동들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해군본부 기관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직 해군대령 출신 A씨는 대령 당시 군수품 보급을 총괄하는 ‘보급창장’ 직을 수행 중이었다.
A씨는 202년 당시 소령 계급의 부하였던 B씨에게 “그래갖고 진급하겠냐, 진급하기 싫구나” 등 협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와 함께 모바일 메신저로 골프채 링크를 보내면서 ‘기부 의사’를 물어 결국 약 15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뜯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어 2021년 해군본부 차장으로 임명되면서 소속 부서의 과장 및 장교 등 후배들에 대해 진급 및 승진, 교육, 전역 등에 활용되는 근무평정 권한을 가졌고 병과장을 겸직해 병과 장교 등에 대한 인사추천안을 결재 등의 권한을 갖게 됐다.
A씨는 임명 후 B씨에게 또다시 ‘진급’ 언급을 하며 “진급 관련 병과장 의견서를 곧 쓸 것” “(내가 해군참모) 총장님과 아주 친하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약 120만 원 상당의 정장용 구두를 요구해 받아내기도 했다.
또 2022년에는 부하 소령 2명에게 자신의 생일을 이유로 만나자고 강제한 뒤 이 자리에서 약 54만 원 상당의 운동화를 요구해 결국 뜯어내는 등 2019년부터 지난해 초 전역 때까지 부하들로부터 239만 원 어치의 금품을 뜯어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감사원 측 설명이다.
A씨는 또 해군본부 차장 발령 이후 평소 소속 부서 및 병과 부하 등에게 보직 추천, 근무평정 등 자신의 직무상 권한을 계속 언급하며 자신의 배우자와 주말 및 공휴일에 골프를 함께 치도록 ‘갑질’도 수 차례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부하들이 시간이 안 된다며 어렵다는 상황을 밝힘에도 “죽고싶냐, 정신교육을 시켜야겠다” 등의 위압적인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는데 이런 강제적인 방식으로 소령 2명, 중령 4명 등 총 6명이 모임에 강제됐다.
사실상 ‘피해자’인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23개월 간 적게는 5회, 많게는 32회에 걸쳐 골프에 동원되기까디 했다.
A씨는 이뿐만 아니라 주말 등 공휴일에 자신 또는 배우자가 부서원 등과 골프 후 가진 저녁식사 비용을 외상거래로 한 뒤 평일 중 업무추진비 등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등 해군의 공적예산까지 자기 마음대로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이런 방식 등으로 2021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총 18회에 걸쳐 유용한 해군 예산은 321만 원에 달했는데 그럼에도 해군 내에서 그 누구도 A씨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를 통제하지 않았다.
게다가 A씨는 지난해 초 전역했지만 동년 5월 군무원으로 재임용해 보급창장에 임명되기까지 하는 등 ‘전관예우’가 의심되는 과정도 거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도 해군 측의 별다른 통제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해군참모총장에게 A씨를 해임할 것을 요구했고 해군은 A씨를 ‘비위 행위자’로 규정해 일단 ‘직위해제’ 조치하고 현재 군 수사 기관의 수사와 징계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