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본인 직함이기도 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장(이하 협의회)’의 이름으로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논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 계열로 거론되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앉힘으로써 독립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정관료’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인천시장 신분에 있는 유 시장이 나서며 일각에선 ‘지역 여론까지 분열시키려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형국이다.
유 시장이 회장인 협의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사실무근의 마타도어로 국민적 갈등을 부추기며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이종찬 광복회장은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이러한 결단만이 이 회장의 조부가 되는 우당 이회영 선생을 비롯한 독립 선열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독립운동 기념단체’에 해당되는 광복회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거론되는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독립기념관장에 앉히고 여당 내 극우성향의 인사들이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등 논란에 항의하자 이에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낸 셈이다.
그간 김 교수의 관장 임명에 반대해왔던 광복회는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한 뒤 별도의 행사를 개최했고 여기에 민주당을 비롯한 주요 야당이 참여했는데 협의회는 이러한 광복회의 행동이 국론을 분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는 “이념과 정파 구분 없이 온 국민이 함께 광복의 기쁨을 나눠야 할 광복절 경축 행사를 갈등과 분열의 장으로 전락시킨 광복회장과 야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복회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역사 논쟁과 이념 갈등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제2의 내선일체 등 도를 넘는 막말과 원색적 비난으로 광복 정신을 폄훼했다”며 사실상 자신들의 주장이 ‘역사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행보’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유정복 시장은 협의회의 이름으로 “광복절 경축행사는 광복 이후 이념과 정파 구분 없이 온 국민이 함께 기념해 온 만큼 선열들께서 물려주신 대한민국을 더 나은 나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노력에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광복회가 정부에 반발하는 이유는 이 반발이 광복회가 독단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대통령실이 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되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앉힘으로써 윤석열 정부에 대한 ‘친일의혹’이 현실화되자 일어난 비판 여론과 뜻을 함께 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반발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에 민주당 등 주요 야당과 광복회 등 여러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정부의 기념행사에 불참을 선언하자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 창사 후 최초로 광복절 기념행사를 취소하며 ‘독립기념관이 광복절을 기념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키는 등 ‘답이 없는 수준’으로 문제를 키우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장의 자리에서 300만 인천시민들을 대변하는 역할이 ‘우선순위’여야 할 유 시장이 협의회의 이름으로 국론 분열에 앞장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도 비판적인 부분이 많아 보인다.
어제(광복절) 인천시 홈페이지에는 인천시의 별도 광복절 경축식에 유 시장이 이완석 광복회 인천지부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도 불러모아 기념행사를 여는 모습을 보이며 국론 분열을 조장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으나 이날 유 시장의 태도를 보면 이 지부장 등 인사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았겠냐는 것.
부평구 주민 박모씨(37)는 “인천시 홈페이지에도 올라간 그 사진의 분위기는 사실 좋아보였는데 이 지부장이나 도 교육감 등이 오늘 유 시장의 자세를 미리 알았더라면 참석했을까 싶다”며 “(유 시장이) 나름대로는 긍정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한 것 같았는데 왜 굳이 그걸 스스로 깨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