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한 빌라에서 개인택시 차량이 건물 외벽을 들이받아 앞이 찌그러져 있다. 이곳에 거주한다는 주민이 보내온 사진으로 이 주민은 “해당 차량의 운전자가 고령이라고 얘길 들었다”고 전해왔다. (사진=독자 제공)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1일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역주행하고 인도로 돌진해 무려 9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4명을 다치게 한 남성이 68세의 고령운전자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반납이 전국적으로 필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인천서도 고령운전자가 발생시키는 교통사고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들 세대의 면허 반납율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소위 ‘세대 간 갈등’도 우려된다.

최근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7,648건으로 이중 16%에 해당되는 1,221건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로 확인됐다.

2021년 인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7,912건 중 957건(12%)에 해당되는 957건이었지만 2022년에는 7,695건 중 14%인 1,059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16%까지 늘어 점점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운동 신경, 반응 신경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커지지만 한국도 초고령 사회 진입에 의한 고령 운전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심각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인증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1년 19만 235명에서 2022년 21만 3,909명, 2023년 23만7,129명으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령 운전자의 증가로 인해 이들이 내는 사고 역시 이와 비례해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인천시는 2018년 ‘인천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면허 자진 반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인천시의 해당 조례 내용은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할 시 10만 원의 금액을 충전한 인천e음카드를 지급하고 있으나 이로인한 고령 운전자들의 면허 반납율은 2021년 2.5%, 2022년 2.8%, 2023년 2.6%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역화폐 10만 원 정도 수준으로는 갖고 있는 면허를 반납할 만큼의 기회비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인천 8개 구의 건강한 노인들은 면허를 반납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하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불편한 경우나 강화·옹진지역처럼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더욱 면허 반납이 어려운 상태다.

심지어 면허는 있지만 본인의 차량이 없는 노인들조차 “혜택이 더 크다면 모를까, 10만 원 손에 쥐자고 면허 반납을 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고령운전자들이 발생시키는 교통사고들이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거나 불편함을 야기해 민원으로 이어지는 등의 경우들이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이었던 데다 지난 1일 서울시청역 사고로 여론이 촉발하고 있는 상황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MZ 및 40대 세대 등을 중심으로는 노인들이 면허를 고집하는 자세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입을 모으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를 감안하면 자칫 ‘세대 간 갈등’으로 문제가 비화될 우려도 있어 보인다.

최근에도 <뉴스통신>에 교통사고 관련 제보가 들어온 바가 있는데 고령운전자임을 추정케 하는 사고 내용도 있었던 상황.

중구의 한 거주자는 “며칠 전 거주하는 건물에서 쿵 소리가 나기에 뭔가 큰일이 났나 싶어 바깥에 나가봤더니 택시 한 대가 건물 외벽을 들이받고 찌그러져 있었다”며 “병원으로 이송된 운전자가 고령이라고 얘길 들었는데 이후 시청역 사고 소식에 몸이 쭈뼛해지더라”고 전했다.

이 주민은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판단되는 바로는 운전자의 실수 같았는데 고령운전자들이 주행이나 주차 등을 하다 실수를 하는 경우는 사실 굉장히 많다”며 “물론 나이를 먹는다는 게 서럽기는 하겠지만 그(나이를 먹는다는 것) 또한 안전문제에 해악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며 실제 지자체에서 조례까지 만드는 것도 이를 인증한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해당 사진에 대해 기자가 파악한 바로는 주민은 24일 낮에 사진을 촬영했으나 사고는 23일 밤에 일어났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사고 후 해당 지구대로 신고가 접수돼 당시 경찰이 출동해 현장 확인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주민이 전해온 대로 운전자가 ‘고령인지의 여부’는 기자가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다. 당사자의 정확한 나이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제3자’인 기자에게 정보 제공이 되지는 못했기 때문.

한편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면허 반납은 엄연히 의무는 아니어서 조례가 있다 해도 지자체에서 이를 강제할 수는 없고 다만 반납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계속 발굴해 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