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전경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공항공사가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을 극복하고 이제 겨우 ‘흑자모드’로 돌아서자 그간 지원 한 푼 없었던 정부가 이를 기다렸다는 듯 ‘배당수입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천 시민단체에 의해 나왔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와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0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으로 인해 일어난 세수 결손을 인천공항공사의 수익으로 메우려 하는데 이를 즉각 중단하고 이를 인천공항 및 지역사회에 돌리라”고 촉구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정부 출자기관의 지난해 회계연도 실적에 따른 배당 결과를 발표하고 인천공항공사가 KDB산업은행 및 IBK기업은행 다음으로 많은 수준인 2,248억 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납부토록 했다.

이 같은 배당금 규모는 인천공항공사의 영업이익 5,224억 원의 약 43% 수준. 이후 지역사회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지원금 한 푼 없었던 정부가 공사 여건이 괜찮아지길 기다렸다가 배당금만 챙겨간다”는 비판이 있어왔는데 이 두 단체의 공동성명 역시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

평복연 등은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1조 7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당시 정부는 공사에 전혀 지원을 하지 않아 부채비율이 급증하면서 공항의 안전과 활성화에 차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실제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의 부채비율은 2019년에 31.1%에서 지난해 말 95.8%인 7조 4,56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나 공사가 타 공공기관보다 더 심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평복연이 밝힌 바로는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2020년 4,268억 원, 2021년 7,549억 원, 2022년 5,273억 원의 적자를 냈다가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흑자로 돌아서 4,913억 원의 당기순이익(영업이익 금액과는 차이가 있음)을 냈다.

그러자 정부는 공사가 흑자를 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전체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코로나 이전 7년 동안의 평균인 36%보다 더 많은 46% 규모의 돈을 배당금 명목으로 가져가 버렸고 그동안 정부가 챙겨간 배당금 규모는 2조 7,090억 원이나 된다는 것이 평복연 측 설명.

영종총연과 평복연 등은 최근 정부의 발표 등을 감안했을 때 인천공항공사의 수익이 최소한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배당금 가져가기에 급급하지 말고 공사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25조 6천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 4천억 원이 줄었다. 주로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이 완화되면서 나타난 이른바 ‘부자 감세로 인한 세수 결손’이었던 것.

이에 대해 국민들의 비판이 커진 것은 당연했는데 그러자 기재부는 인천공항이 품은 ‘배’를 사실상 갈라 알만 꺼내가 당장의 세수 결손을 메우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더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인천공항공사의 당기순이익 수준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8,66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만큼 항공업계 등은 공사가 이를 그 이전의 궤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앞으로도 수 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영종총연 관계자는 “인천시민들은 인천공항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매우 높고 그만큼 인천공항의 활성화에도 기대가 높다”며 “최근 인천공항과 인천이 함께 발전하는 모델로 공항경제권제도 도입을 위한 범시민운동을 전개하며 부산 등 여러 도시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1월 인천공항공사법 제10조(사업)의 개정으로 인천공항의 관리·운영 및 유지보수와 이에 필요한 그 주변지역의 개발사업, 공항과 연계된 도로의 관리·운영 규정이 새롭게 신설됐는데 이로인해 영종주민들은 그간 지역발전을 막아온 통행료 등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평복연 역시 “인천공항과 영종지구의 기본 인프라 중 하나인 인천대교와 같은 민자 도로들을 인수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 손을 놓고 부자감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결손을 공사 수익으로 때운다면 시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평복연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인천공항 배당금 챙기기는 사실상 정부가 행하는 ‘몰상식’한 짓”이라면서 “정부가 이 같은 배당금 챙기기를 당장 멈추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