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선 8기에 취임하면서 대동했던 전반기 정무라인이 후반기 들어 대폭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기존 정무라인 인사들 중 일부가 유 시장과 시정 견해차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 시장이 소위 ‘예스 맨’ 성향의 인사들을 후반기에 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들이 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통신>이 17일부터 19일까지 인천시 소속 공직자들과 지역 정가 관계자 등으로부터 들은 전언 및 취재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최근 심인보 비서실장과 류권홍 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들 두 명의 사직은 시 내부 공무원 상당수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짧은 시간 내에 급하게 결정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 이들에 이어 오는 8월이면 임기가 끝나는 시 정무직 인사 6명 역시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자리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민선시장의 정무라인이 전·후반기와 다르게 가는 경우는 그간 비일비재하긴 했으나 앞서 언급한 심 실장과 류 원장은 아직 상당기간의 임기가 남은 상황이라 시 내부 공직자들 다수가 모르는 상황에서 사의를 표한 배경이 무엇인지를 놓고 뒷말이 무성한 분위기다.
특히 심 실장의 경우는 지난해 12월 일반직 공무원 직을 내려놓은 뒤 별정직으로 바꿔 유 시장의 비서실장에 임용돼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됐는데 불과 6개월여 만에 사직의사를 밝힌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유 시장과의 ‘불화설’ 등도 제기되는 형국.
특히 심 실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A4용지 약 15장 정도의 분량이라고 알려진 일종의 ‘상소문’을 직접 작성해 유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문서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두고 인천시청을 출입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는 상태다.
지금까지 전해진 상소문의 내용은 아주 간단한 수준의 내용만이 알려져 있는데 유 시장의 의지로 단행된 인사문제와 더불어 전반기 정무라인의 업무 역량이나 그들의 사리 판단에 대한 평가,
그리고 현재의 시책 추진의 잘못된 점과 이를 바로잡을 개선 방안 등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못하다는 등 주로 비판적인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상소문의 내용을 유 시장이 직접 공개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현재는 물론 추후로도 내용은 ‘추정’ 이상을 할 수는 없을 터.
그러나 사실상 공직을 내려놓으면서까지 맡은 직책을 반년여 만에 떠나는 배경은 결국 유 시장과 불화가 있거나 그의 시정에 실망감을 느낀 게 아니겠느냐는 예상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내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 실장은 민선8기의 후반기 정무라인에 대한 인적쇄신은 필요하겠다는 판단에 자신이 먼저 자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것만 제대로 알려져 있는 상황인데 그 정황만 봐도 유 시장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는 불편해졌을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어 보인다.
다만 반년여 만에 자리를 떠나는 것을 ‘전반기 정무라인의 가동 종료’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이 진짜 목표였다면 현재까지 그 목표는 상당부분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기는 하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사의를 표명한 류 원장 역시 아직 원장직 임기가 1년 여가 남은 상황이었는데 그는 민선8기 정무라인에 올라타기 전에는 시민운동을 했던 인사인 만큼 현재의 민선8기 시정에 불만 혹은 실망감 등을 느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현재의 민선8기가 시민사회진영 전반과 비교적 ‘척’을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민운동을 하는 활동가들 상당수가 유 시장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이를 감안하면 류 원장 역시 오랜 기간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 등 시민운동 영역에서 족적이 있는 만큼 일각에선 그가 이런 분위기를 달가워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현재 알려진 상황만 놓고 보면 안보특보를 제외한 모든 특보가 후반기에는 자리를 떠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인적 쇄신’의 차원에서 새 인물들을 중용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들리는 소문은 그와는 반대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시 안팎에서 심 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민선8기 초대 대변인직을 수행했다가 22대 총선 출마를 하겠다며 사임했던 고주룡 전 대변인인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인적 쇄신 차원의 새 인물 중용’이라는 타이틀은 설득력이 없어지기 때문.
실제 고 전 대변인이 지천타천으로 거론되자 시민사회진영 일각에서는 ‘유정복과 올드보이’라는 웃지못할 비아냥의 표현들까지도 나오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못한 형국.
여기에 전반기를 마치면 떠나는 특보들의 후임으로 민선 6기 및 민선 8기 초반기에 함께 했던 인사들 몇몇이 함께 거론되고 있는데 이 역시 고 전 대변인이 거론되는 분위기만큼이나 평가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소문들의 결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사실이 된다면 심 실장이 자리를 떠나며 조언했다는 ‘새 인물론’은 결국 유 시장이 외면한 셈이 되는데 이는 ‘인적쇄신까지 거부하겠다’는 해석이 가능한 만큼 시민사회진영에서도 추가적인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항간에는 이러한 정무라인 변화가 최근 유 시장이 유치를 강행시키고 있는 F1(포뮬라 원) 등과 관련해 일부 정무라인 인사들이 다른 의견들을 보이면서 유 시장이 본인의 의지로 이들을 떼어놓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도 시 안팎과 지역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앞서 언급대로 민선6기와 8기에 함께 대동했던 인사들 중 몇몇을 다시 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과 함께 뜯어보면 지금의 분위기가 왜 좋지 않은지에 대한 추정이 어느정도 가능해진다.
자칫 유 시장이 자신의 주장과 말을 잘 들어주는 소위 ‘예스 맨’들과만 일을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지기 때문.
특히 F1 유치와 관련해서는 시 안팎에서도 유 시장이 비판의 시선을 견지하고자 하는 인사들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엿보인다는 지적들이 나오는데 그 지적 중에는 시 소속 공직자들의 의견도 일부 있는 상황.
안 그래도 F1의 유치가 지역사회 차원의 여론까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유 시장이 지역의 의견에는 귀를 닫고 본인이 중용한 후반기 정무라인들과 손발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 상태다.
따라서 시민사회진영에서는 후반기의 정무라인 인사를 ‘두고 보겠다’며 벼르는 듯한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임기의 전반기 2년 동안 사실상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외면했다는 평가가 짙은 유 시장이 후반기에도 같은 모습을 보일 지는 정무라인 인사를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