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기자)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가 “5월 안에 중재를 거쳐 조정확정안을 낸다”고 했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안이 결국 ‘기약없는 연장’ 모드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5월의 마지막날이 다가왔지만 인천시와 김포시 간 합의가 전혀 되지 않으면서 대광위 역시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결국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대광위에 따르면 5호선 연장안에 대해 인천시와 김포시 간 중재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이달 안에 조정확정안 마무리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대광위는 대광위·인천시·김포시 측이 28일 국장급 회의를 통해 3자면담의 자리를 가졌지만 결국 여기서도 지자체 간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에 그쳤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이 ‘지자체 간 합의’가 기본 전제인 만큼 이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것이다. 앞서 대광위는 지난 1월 5호선 연장 노선 중재안을 발표하고 를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담는 계획을 추진코자 했었다.
그러나 당시 발표된 중재안은 김포시가 요구했던 ‘김포 관내 6개 역사 설치’에 1개를 더해준 반면 인천시의 요구안(검단지구 내 4개 역 설치)에 대해서는 1개 역 및 선형을 제외하고 수용되지 않은 결과로 김포시에 훨씬 더 유리하게 짜여져 있었다.
여기에 김포시가 5호선의 유치를 전제로 받겠다고 나선 건설폐기물처리장의 김포 이전 조성비용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인천과 김포 공동 책임’이라며 분담 비중을 김포시보다 인천시가 더 크게 떠안게 돼 사실상 인천시로서는 ‘이득은 없고 손해만 본 결과’만 나온 셈이 됐다.
결국 인천시는 이 중재안에 대해 전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하지만 김포시와의 의견 차 역시 좁히지 못한 끝에 이달까지 대광위가 내고자 했던 조정확정안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당초 대광위는 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5호선 연장안을 담아낸 뒤 연장안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연장안은 정부의 교통계획 및 예타면제 등을 진행하기 위한 가장 기본 전제가 ‘지자체 간 합의’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광위가 조정안을 강행할 수는 없는 상태다.
그러자 검단 및 김포시 주민들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강조하며 대광위에 소위 ‘역정’을 내고 있는 분위기인데 이중 검단 주민들로 이루어진 ‘검단시민연합’은 다음 주 중 청구인단을 모집, 조만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단시민연합 측은 대광위가 지난 1월 발표한 연장 조정안이 공정성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조정안은 정거장별 수혜 인구와 이용수요 자료 등에 대해 김포시에 유리하도록 작성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검단 주민들을 중심으로 대광위의 연장안 및 김포시 제안 등에 대해 반대하는 뜻으로 조직된 주민단체들은 검단시민연합 외에도 꽤 있는데 이중 몇몇 단체들이 최근 서울까지 올라가 연장안에 대한 인천시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내용으로 집회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2일에는 인천시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광위의 노선 조정안이 부실공사로 인해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일어난 검단 아파트 공사현장 지하를 관통한다며 조정안이 졸속으로 제작됐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인천시의회는 5호선 연장안에 대해 인천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나 대광위의 결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일말의 우려도 표시하는 분위기다.
현재 김포에는 김포와 부천을 연결하는 GTX-D 노선이 현재 사업 진행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데 GTX-D 노선이 5호선의 승객 수요 등 경제성을 낮추는 것으로 계산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김명주 시의원(서구6, 민)은 “5호선의 중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일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추후 검단신도시의 유입 인구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교통망이 절실한 만큼 GTX-D노선의 예타 조사 시점 등을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대광위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5호선 연장안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지자체 간 합의’인 만큼 대광위가 직권으로 중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상황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시간을 확보해 합의를 이끄는 것이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검단신도시 3단계 지구에는 오는 11월 경부터 약 8천 가구 정도가 추가 입주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검단신도시에는 총 7만 5천 가구의 18만 3천 명 정도의 정주 인구를 갖게 된다.
검단과 김포 등은 신도시 조성 등 영향으로 인구가 증가추세에 있는 지역에 해당된다. 이는 이곳의 주민들이 5호선 연장안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