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시민사회진영에서 인천신항의 자유무역지대를 확대하고 신항 1단계 2,3 구역 등에 대해 공공개발 방식으로 전환하라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항만배후단지 개발업체 등은 자유무역지대 지정이 항만 활성화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지역사회 차원의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읽힌다.
28일 인천평화복지연대(평복연)는 “해양수산부는 인천신항 1단계 2구역에 대해 자유무역지대 지정과 공공부지를 충분히 확보하라!”는 제하의 논평을 냈다.
평복연의 논평은 감사원이 지난달 인천신항 1-1단계 2구역 및 3구역 민간개발사업 추진에 대해 민간업자들이 매도청구권을 활용한 투기 우려가 있다고 지적함에 따른 것인데 이는 그간 시민사회가 인천신항 개발과정에서 벌어진 민영화 우려 등을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해수부는 2019년 항만배후단지를 민간개발 방식으로 준공한 후에 개발사업자가 총사업비만큼 취득한 토지 외에도 잔여 토지를 우선 매수할 수 있도록 ‘매도청구권’제도를 도입했다.
그러자 시민사회와 항만단체들은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사업자 HDC현대산업개발) 및 3구역, 1-2단계(사업자 GS건설)에 대해 공공시설부지 확보가 어렵고 본래 목적 이외의 사용(투기) 등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만 보장해준다며 항만민영화 철회를 요구해온 바 있다.
그런데 감사원이 지난달 ‘주요 SOC 항만 건설사업 관리실태’ 감사결과보고서를 통해 앞서 언급대로 투기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시민사회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민사회진영의 의결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감사원의 보고서 자료(P109 ~ P116)에 따르면 ‘민간개발사업 잔여토지에 대한 매도청구 규정 개선 필요’, ‘항만배후단지의 기능 유지에 필요한 공공지원 시설 용지 확보가 어려워 항만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것’과 ‘민간사업자가 개발사업에 이용하지 않고 취득가 이상으로 매각할 경우 막대한 금액의 이익을 추가로 볼 것으로 예상된다’는 등의 우려들이 적시돼 있었던 것.
현재 인천신항 1-1단계 2구역의 경우 공공시설과 업무편의시설을 제외하면 모두 ‘매도청구’가 계획 중이다.
이에 해수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공공용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는 절차의 마련, 공공용 부지와 유보지 등 일정 비율 확보 등 제도개선, 과도한 매도청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관리 등 개선 방법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해수부는 앞서 언급한 시민사회진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의 준공을 앞두고 “40% 이상의 공공용 부지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1-1단계 3구역 및 1-2단계의 일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을 세부적으로 뜯어 정리해 보면 ▲민간취득 토지면적 중 매각비율 최대 60%로 제한 ▲취득 토지를 분양 임대할 경우 취득단가의 115% 이내로 규정 ▲국가에 귀속되는 토지의 40%는 공용용지로 사용 등이다.
이에 평복연은 감사원 보고서에 공개된 내용을 감안해 이미 수립된 공공용지는 전체 부지의 38%에 해당되는 만큼 현재 인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수부의 개선안을 개선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평복연 관계자는 “지역사회의 해수부에 대한 해피아 비판을 의식해 HDC현대산업개발과 해수부가 짬짜미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은 이미 지난 국정감사에서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겠다는 해수부장관의 약속이 있었는데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었으나 최근엔 입장을 바꿔 자유무역지대 지정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복연은 “해수부는 더이상 HDC현대산업개발의 꼼수에 놀아나지 말고 장관이 약속한 대로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에 대해 자유무역지대 지정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인천항의 자유무역지대 지정 등은 평복연뿐만 아니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 등 지역의 다른 시민단체들도 주장하는 바여서 사실상 시민사회 전반의 의견으로 봐도 사실상 무방한 상태다.
그러나 항만배후단지 개발업체들은 최근 이에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시민사회와 ‘전면 대립’의 구도도 불사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은 제조·유통 업체들이 총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30~50%를 차지해야 한다는 자유무역지역 입주 자격 요건을 갖추기 어렵고 ‘비관세 지역’인 자유무역지역 입주업체들은 보안시설과 통제시스템을 설치해야 해 비용 부담과 함께 화물 반·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부작용이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정을 검토중이라는 대상지는 국·공유지가 아닌 사유지인 만큼 자유무역지역 지정에 따른 임대료 인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인천물류창고업협동조합’은 최근 21개 회원사의 연서를 인천해수청 등에 전달하면서 “신항 일대는 이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이 제공되고 있기에 자유무역지역 추가 지정은 물류비용 증가와 복합적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며 시민사회진영의 주장과 반대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천해수청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 4월에 자유무역지역 추가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을 해수부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연기했다”면서 “의견을 더 수렴해 보고 지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당분간 시민사회진영의 목소리는 잠잠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평복연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이미 나온 만큼 해수부는 임기응변 식 협상 등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1-1단계 2구역에 대한 공공부지의 최대치 확보와, 우선협상 단계에 있는 1-1단계 3구역에의 공공개발 전면 전환 등을 단행하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