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정부가 철도 지하화에 대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인천서도 ‘숙원사업’ 중 하나로 언급되는 터라 일종의 기대감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8일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 선정을 위한 지자체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날 전국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철도 지하화 사업 선정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철도 지하화 사업은 도심 한가운데를 가르는 지상 철로를 지하화하면서 연결된 지상 부지를 주거·상업 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간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는 꽤나 많았으나 막대한 재원 조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실행이 본격화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인천역까지 이어지는 국철1호선은 원도심 한복판을 가로질러 있는 상황이라 열차는 지상으로 오가는데 사람들은 지하로 통행하는 상황이라 지역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지하화에 대한 숙원을 여론화하기도 했었다.
분위기가 전환된 시기는 지난 1월. 당시 여야가 철도 지하화와 관련된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에 정부가 오는 연말 1차 대상 노선을 선정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한 평가기준 가이드라인을 최근 공개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만 간단히 짚어보면 ▲사업 타당성 ▲철도지하화 계획 합리성 ▲철도부지 개발계획 합리성 ▲실현 가능성 ▲사업효과(부가효과 포함)의 5가지로 크게 나뉜다.
이중 국토부가 보다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힌 내용은 선형 효율화, 타 노선과의 연결(환승)지점 계획 및 시공 ▲지하화 공법 ▲역사 조성(상부개발 계획 등) 등에 대한 계획이다. 예산 및 효율성을 가장 중심에 놓고 보겠다는 의도가 읽히기는 한다.
상부 개발 계획에는 주변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개발 범위, 토지 이용 계획, 지하 철도와의 수직적 연계, 기존 도시와의 수평적 연계 등에 관한 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자체 별로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가이드라인을 확정, 오는 10월까지 사업 제안서를 접수받아 연말 1차 사업노선 선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철도 사업이 기본계획 수립에 2~3년 정도, 설계 기간이 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전제할 때 연말 선정된 노선은 2030년은 되어야 공사가 시작된다는 얘기가 된다.
국토부가 철도 지하화 사업을 16개 광역단체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는 하나 사실상 도시철도가 조성된 지자체들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하면 사실상 ‘광역시 위주’인데 국토부 안팎에서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부산과 광주의 일부 도시철도 노선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는 상황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나름 지하화가 가능한 후보군들을 몇 구간 거론한다면 우선 서울역~금천구청역 19.5㎞ 구간과 구로역~인천역 27㎞ 구간, 서울역~수색역 10.3㎞과 부분적으로 지하화는 이미 돼 있는 용산역~도봉산역 26.1㎞ 구간 등이 주요 대상지로 꼽히고 있다는 후문.
특히 인천에서는 이미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여론도 모여 있는 구로역~인천역 27㎞ 구간은 국토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는 상태다.
국토부가 해당 지자체의 사업계획에 대한 창의성이나 적극성 등에 대해 가점 부여의 방침을 이미 정해놓은 상황에서 이 구간은 인천시가 이미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과정을 밟고 있는데 이것이 국토부로부터 가점을 받을 가능성이 꽤 높게 점쳐지기 때문.
시는 현재 7월까지 경인선 지하화 노선과 사업 규모, 사업성 확보 방안, 법·제도 정비 방향 등을 결정·검토하는 연구용역을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 1월 특별법 통과로 인해 추진기반 자체는 마련된 만큼 국토부로부터 가점이 가능한 수준의 마스터플랜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 1월 경인선 지하화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추진 기반을 마련한 만큼 상부 부지 개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분위기 자체는 좋아 보이나 난점이 없지는 않다. 우선 이 구간에 드는 총사업비는 10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물론 민자 투자를 포함하겠지만 과연 10조 사업비가 모두 충당될 수 있을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인천역서부터 부개역까지 인천 원도심을 가로로 갈라놓은 약 14km 구간은 원도심의 특성 상 공업시설을 비롯한 민간시설이 난립한 상황에다 선로의 폭도 좁은 상태다.
만약 조성을 할거라면 이들 시설에 대한 보상은 물론이고 여기에 더해 선로가 좁다는 얘기는 그만큼 개발면적이 넓지 않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러면 사업성 확보를 과연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나올만한 상황임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
개발사업에는 민자개발이 포함될 텐데 이렇게 되면 부동산 시장이 주목하는 곳에는 업무시설 및 기반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주택 공급 정도가 다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토부로부터의 가점 욕심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인천시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