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계양구 임학역에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측이 원희룡 후보의 장관 시절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1인 시위가 이뤄지던 상황. (사진=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인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계양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에 대해 책임론을 제기하자 원 후보 측 및 지지자 등이 ‘선거운동을 방해한다’고 맞서는 등 갈등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원 후보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책임론을 제기하자 원 후보 측 지지자들로 보이는 시민들에 의해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총선 전후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소속 피해자 및 인천시의원 등의 전언들을 종합해 보면 2일 오전 원 후보가 계양구 인천1호선 임학역에서 선거유세를 했고 약 1m 정도 옆에 대책위 측 관계자가 나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원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혈세’를 운운하며 전세 사기 피해 지원 논의를 저지한 장본인인 만큼 원 후보에 대한 책임론을 계속해서 제기해 왔었다.

그런데 대책위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당하면서 이들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는 것이다. 단순 지지자들의 주장인지, 아니면 원 후보 측 캠프의 주장인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1인 시위가 선거 방해 행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운동이나 1인 시위나 모두 불법이 아닌 만큼 이를 감안하면 대책위 측이 신고를 당했다고 해도 자리를 옮기거나 할 이유는 없었다.

경찰 역시 “경찰 제재가 가능한 범위는 양측이 충돌해서 ‘범법 상황’이 생겼을 때”라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자릴 옮길 이유는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정황상 “자릴 옮겨달라”고 했다면 이후 ‘범법 상황’의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일 수는 있다.

그런데 1일에도 전세 사기 피해자들과 원 후보 측 간에 경미한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원 후보 측이 자신에 대한 책임론을 지지자들을 이용해 강제 무마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1일 대책위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도중 원 후보가 선거 유세원들에게 ‘전세사기는 문재인 정부 탓’이라 쓴 유인물을 옆에서 들어보이라 지시했고 당시에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1인 시위의 합법성을 설명했으나 지지자들이 자리를 옮기라고 일방적으로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책위의 1인 시위를 원 후보 측 선거운동원이 큰 피켓을 이용해 가리고 선거운동원들에게 112에 신고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의 상황도 목격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지자들로 보이는 일부가 대책위를 향해 “개딸(이재명 지지자들을 부르는 일종의 멸칭)이냐”며 욕설을 하고 발로 차려는 시늉을 하고 결국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 한 명이 대책위 측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아 바닥에 던지는 등의 상황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충돌 상황은 현재 대책위 측에 의해 설명되는 상황인데 원 후보 측은 강성 지지자들과의 충돌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충돌의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선거캠프 소속 일원들이 아니므로 본인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단 경찰이 선거운동과 1인 시위 모두를 합법의 범위로 설명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충돌 상황은 총선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원 후보의 책임론을 계속 제기할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원 후보의 지지자들 내지 선거캠프 일원 등과의 충돌 가능성도 계속 열려있기 때문. 계양을의 선거 결과에 따라 총선 후로도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정황에 대해 김대영 인천시의원(비례, 민)은 자신의 SNS에 “지지자를 보면 그 후보의 품성을 알 수 있다 했다, 정말 사람같지도 않다”며 원 후보 측에 화살을 날렸다.

그는 “전세 사기 문제는 원 후보가 장관 시절 해결하지 않은 문제로, 충분히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면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죽음 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에도 사죄도 없이 폭력을 행사한 것? 정치판에서 두 번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작자”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한편 대책위 측 관계자들은 “원 후보가 장관 시절 전세 사기 피해자들 마음에 못을 박는 발언들을 계속해왔으면서 국회의원 후보가 되자 민생을 운운하고 있는 모순이 우리가 1인 시위를 하는 배경”이라며 “특정 당에 대한 찬반 이유는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