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을 현역인 민주당 홍영표 국회의원 (사진제공=홍영표 의원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전국 15개 선거구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선 4곳, 단수공천 5곳 외에 ‘전략선거구’로 부평을과 오산 등 6곳을 의결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는 28일 당내 비명계 인사로 거론되는 4선의 홍영표 의원이 지역구로 있는 인천 부평을 선거구를 비롯해 기동민 의원의 서울 성북을, 안민석 의원의 경기 오산 등 6곳을 전략선거구로 추가 의결됐다.

전략선거구로 의결된 선거구는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 선출방식을 별도로 정하고 지역 상황과 후보자 경쟁력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전략선거구가 단수 및 전략공천부터 경선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은 만큼 홍 의원 등이 사실상 ‘컷오프’가 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소식을 전해들은 인천의 지역 정가는 홍 의원이 비명계의 대표인사에 해당됐던 만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면서도 일각에서는 당황스러운 듯한 분위기도 읽힌다.

홍 의원이 당내 계파와는 별도로 인천서 같은 지역구 4선을 지냈을 만큼 지역 경쟁력이 탄탄한 만큼 경선 정도라도 치를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되면 컷오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 되기 때문.

앞서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했던 윤관석, 이성만 의원의 두 선거구(남동을, 부평갑)를 전략선거구로 결정하고 이중 부평갑에 노종면 YTN 전 기자를 전략공천한 바 있다.

남동을에는 최근 당 영입인재 인사 중 한 명인 이훈기 전 OBS 기자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박남춘 전 인천시장의 도전 가능성도 제기되고는 있으나 아직 확실한 정황은 없다.

한편 이날 전략선거구로 결정된 선거구의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오산에서 5선을 지낸 안민석 의원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으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고 “희생을 강요하면서 경선도 없이 오산에서 ‘내리꽂기’로 전략공천을 시도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중앙당의 전략공천으로 오산시장 선거에서 패배를 했던 상황을 꺼내기도 했다.

부평을 지역 역시 홍영표 의원의 주변에서 불편한 감정들이 엿보이고 있다. 다만 홍 의원 측은 탈당 등 당장의 움직임을 취하기보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홍 의원실 측 관계자는 “만약 모종의 이유 등으로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권(10%, 20%)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경선 기회만 된다면 당의 결정에 따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은 현역의원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인데 하위 10%는 경선에서 30%의 감점을, 하위 20%는 20%의 감점을 적용하고 있다.

만약 홍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대단히 불리해질 수 있지만 홍 의원은 ‘기회라도 생기면 ’패널티‘는 기꺼이 받겠다’는 식의 메시지를 일단 표명한 셈이다.

다만 이 표현은 경선의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으면 탈당의 가능성도 있음을 남겨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소위 ‘공멸’의 우려도 벌써부터 나온다.

홍 의원이 만약 탈당 등을 하게 되면 제3지대로 이동하거나 하다못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만약 민주당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부평지역 전체를 국민의힘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

실제 ‘옆동네’에 해당되는 부평갑의 경우 현역인 이성만 의원이 아직 돈봉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해 검찰 조사중인 과정에서 복당 신청을 했지만 미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결국 노종면 전 기자의 공천을 확정했는데 이성만 의원이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 부평갑 지역은 민주당 표가 두쪽으로 완전히 갈려 있는 상황. 따라서 국민의힘 공천을 획득한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에게 대단히 유리한 구도가 잡혀 있는 상태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부평을의 경우 예비후보 등록을 했던 모든 후보들을 컷오프하면서 전략공천을 사실상 가시화해 표심 분산을 막고 있는데 여기에 민주당계 인사가 두 명이 출마할 경우 부평갑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상당히 불리해진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부분.

따라서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 등을 막기 위한 명목으로 홍 의원이 경선까지는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만큼 경선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홍 의원이 당을 떠나는 게 민주당으로서도 대단히 좋지 않은 일이기는 하기 때문.

한편 부평을 선거구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인사로 거론되는 유길종 정책위 부의장과 이동주 비례대표 의원, 그리고 비명계인 홍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