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선거연대를 명목으로 정의당과 녹색당의 연합정당 형태인 녹색정의당이 인천에서도 출범을 선언하고 총선 정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거대 양당(민주·국힘)에 비해 총선에 대한 움직임이 늦은 만큼 그들의 행보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만큼 흥행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는데 분위기는 사실 쉽지만은 않은 형국이다.
녹색정의당은 26일 대표단이 인천을 방문, 인천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출정을 선언하며 “노동과 녹색의 진보적 가치,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소, 지역자치 분권과 양당 기득권 타파를 기치로 새로운 정치체제와 사회변화를 위해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녹색정의당은 아직도 해결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과 산적한 교통망 문제, 도심 불균형, 서해5도 평화, 제2·3의료원과 감염병 전문병원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 영흥석탄화력 등으로 대표되는 생태·환경·에너지 등 많은 현안들을 인천의 산적 과제로 꼽았다.
녹색정의당은 “거대 기득권 양당 정치가 이어온 순환식 정권교체로는 인천의 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제대로 된 심판과 지역 과제, 사람 중심의 제대로 된 정치를 중심에 놓고 가겠다”고 밝혔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총선출정 선언을 시작으로 향후 1주일여 간 인천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 이후로도 보건의료노조 인천·부천 지역본부와의 간담회 및 인천대학교 총장과의 차담회, 정당 연설회 등도 예정돼 있다.
녹색정의당 지도부는 이번 총선을 기존 거대양당 중심의 국회에서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정치개혁 및 연대·연합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이 사실상의 ‘출정식’으로서 의미가 있었던 만큼 녹색정의당 관계자들은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다만 냉정히 따지면 현실은 이들에게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특히 출정 자체가 너무 늦었다는 건 상당한 ‘핸디캡’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물론 예상보다도 훨씬 늦어지고 있는 선거구획정 문제가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이미 국힘·민주 거대양당은 총선 전 100여일 전부터 이슈를 만들고 예비후보를 받고 경선을 치르는 등의 과정을 거의 완료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인천지역 선거구들(현재 13곳) 가운데서도 연수갑, 동·미추홀을 등과 같이 양당이 본선에서 겨룰 인사들이 이미 정해져 있는 곳들이 나타나는 상황은 이를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제3지대 빅텐트’의 붕괴로 거대 양당보다 본격화가 좀 늦었던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등도 현재 녹색정의당보다는 앞서서 총선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러나 녹색정의당은 인천으로만 한정해 봐도 총 13곳의 선거구 중 어디에 누가 출마할 것인지도 공식적으로 정한 상태가 아니어서 아직은 좀 더 추이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40일이 좀 넘게 남은 ‘주어진 시간’ 자체가 이젠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당 내부에서 ‘현직’인 배진교 국회의원(비례)와 박인숙 위원장 등이 출마 예정지역을 밝히고는 있으나 현재 녹색당과 연합정당을 만든 만큼 녹색당 출신 인사들과의 협의도 당연히 거쳐 ‘공식화’를 해야 하는 등 당면 과제들이 남아있다.
여기에 이미 양당이 제법 총선 이슈들을 양산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녹색정의당 역시 이번 총선 행보를 밟으며 긍정적이든 아니든 ‘선거이슈’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행보를 보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있다.
따라서 결국 지난 총선 때처럼 지역구보다는 ‘비례의석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하지만, 현재 양당이 보이는 움직임을 감안하면 이조차도 ‘가시밭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종전 정의당이 선거를 치르기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수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후보들이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 주면서 가능한 한 스스로의 능력과 전략으로 비례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주 어려운 일이다.
김준우 당 상임대표는 “그동안 당이 많이 부족했고 지난 4년동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한 시민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현재 많은 신당들은 결국 1~2당으로 복귀할 게 분명한 만큼, 비록 의석수가 적을 수 있더라도 한번만 더 믿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최근 신장암으로 수술 후 회복 중에 있는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의 연수을 선거구 출마 여부에 대해 “우리가 ‘선당후사’의 정신은 충분하긴 하지만 (건강문제로) 당 차원에서의 선당후사를 권하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힘든 부분이 있음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