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2일 한국은행이 현재 ‘연 3.50%’의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며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물가가 아직 높아 가계부채가 불안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어지는 등의 결정적인 이유들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에 열린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키로 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9차례 연속으로 동결 기조를 이어가며 지난해 1월 말 이후 3.50%의 기준금리를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한은이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통화정책의 결정적 단초가 되는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 경제성장률 등의 예상이 모두 불안한 상황이었던 만큼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한은의 목표치인 2% 수준까지 내려오지 못한 데다 가계부채 증가세 역시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내려 불안함을 가속화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 올해 1월 2.8%로 반년 만에 2% 대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지금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언제 다시 올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또 경제 규모(GDP)에 비해 가계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나오는 개발 공약 등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는 분위기를 보이는 등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 않은 이유로 거론할 수 있다.
실제 가계부채 관련해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은 지난달까지 기준으로 10개월째 늘었다. 특히 1월에만 전세자금 대출까지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855조 3천억 원으로 4조 9천억 원 증가한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 미결제 카드 사용액 등) 잔액이 1,886조 4천억 원으로 직전 분기 1,878조 3천억 원보다 0.4%인 8조 원 가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가의 통화정책이 아직 불확실성을 보이는 것도 동결기조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물론이다. 현재 연준이 정한 미국 중앙은행 금리는 5.50%으로 현재 한은 금리와의 격차는 역대 최대치인 2.0%p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낮추게 되면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환율 불안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수 없었을 거란 분석이 사실상의 중론.
한은 측은 “앞으로 미국 등 주요국가들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 지도 지켜보고 금리 조정 여부가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근원물가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2.2%로 다소 낮추는 등 금리 인하의 가능성 여지는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