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섭 기자
서혜인·조붕호 인하대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학생
(뉴스통신=김상섭 기자) 인하대 해양동물학연구실이 남극 큰띠조개의 기후변화대응 메커니즘을 발견, 주목받고 있다.
20일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해양동물학연구실이 남극 큰띠조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특별한 보호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태원 교수 연구팀은 극지연구소 안인영 박사와 함께 1995년부터 2018년까지 마리안소만에서 채집한 큰띠조개 껍데기를 분석했다.
연구는 남극 고유종이자 우점종(생물군집에서 군집의 성격을 결정하고, 대표하는 종류)인 남극 큰띠조개의 기후변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서남극반도 마리안소만은 기후 변화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곳 중하나로, 기후변화 연구의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5년부터 24년 동안 해수면 염분이 증가하며 해수 pH(수소 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해수의 pH가 낮아지는 현상을 해양산성화라 부르는데, 탄산칼슘으로 구성된 많은 생물의 껍데기를 녹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큰띠조개 껍데기도 약해질 것이라고 예측됐으나, 연구결과, 예상과 다른 특성변화를 큰띠조개 껍데기에서 발견했다.
큰띠조개 껍데기는 유기물층인 각피와 탄산칼슘층(CaCO3)인 각주층, 진주층으로 이뤄졌으며, 각피는 껍데기 최외각층으로 아래있는 탄산칼슘층이 부식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큰띠조개가 높은 염분과 낮은 pH에 대응해 유기물 함량이 많은 두꺼운 각피를 형성한 것을 확인했다.
각피의 부식방지 효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껍데기의 부식도는 감소하고 칼슘량과 기계학적 특성은 유지됐다.
따라서 인하대 연구팀은 이를 통해 큰띠조개가 기후 변화에 대응해 생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김태원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고 서혜인·조붕호 바이오메디컬사이언스·엔지니어링 전공 박사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은 ‘남극 킹조지섬 마리안소만의 큰띠조개 패각에 기록된 해양산성화에 대한 보호기작 제목으로 담겼다.
영문제목 Archival records of the Antarctic clam shells from Marian Cove, King George Island suggest a protective mechanism against ocean acidification
한편, 해당 논문은 해양·담수 생물학(Marine and Freshwater Biology) 분야 상위 5%내 저널인 ‘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등재됐다.
인하대 김태원 교수는 “남극 큰띠조개의 해양 산성화 대응원리는 골다공증예방 의학기술이나 건축·구조물부식을 막는 산업기술로 활용할 수 있어 연구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남극 큰띠조개는 기후 변화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보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환경 변화가 더욱 심화할 경우 큰띠조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