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올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해당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전격 배포했다.
그러나 현실을 파악해 보면 인천시의 보도자료에서 나타난 포부와 달리 지역에 이를 보급하는 예산은 지난해 대비 대폭 줄어든 반면 공공기관에 고효율 기기를 보급하는 사업은 늘리는 등 ‘확대’로 보기엔 다소 ‘민망하고 부끄러운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인천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총 122억 원을 투입하는 ‘2024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122억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에 69억, 지역에너지 보급에 53억 원을 합한 것이다.
우선 69억 원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사업 내용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 ▲미니태양광 보급 ▲신재생에너지 주택지원 ▲태양광발전 융자 지원사업 등이다.
이들 사업의 대상은 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아파트 경비실, 단독주택 등까지를 포함하는 것인데 시는 이를 통해 올해 총 태양광 4,321㎾, 태양열 505㎡, 지열 215㎾ 등의 설비를 신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이 예산은 지난해 시의 예산 119억 원에 비교하면 대폭 삭감된 수치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적극 장려해왔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예를 들면 태양광 등)에 대한 전면 감사를 통해 비리를 지적하면서 사업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
또 지역에너지 보급 53억 원 역시 1개 건물에 2가지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융·복합 지원 예산 등은 지난해 97억 원에서 올해 53억 원으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지역에너지 보급 사업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지원(공공기관 중심 고효율 기기 보급, 43억원) ▲에너지 복지 지원(저소득층 주거지역 LED등 교체. 10억원)이다.
반면 인천환경공단과 인천시설공단 등 공기업과 상수도사업본부 정수장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변압기, 펌프 등의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 지원’ 예산은 지난해 9억7,000만원에서 올해 42억9,000만원으로 342%가 늘었다.
주로 에너지 수요가 많은 정수사업소, 인천환경공단, 인천시설공단 등의 변압기, 펌프 등 노후설비 교체로 에너지 이용 합리화 사업에 쓰인다.
공공에 투입하는 에너지 고효율화에는 예산을 늘린 반면 지역에 고효율화를 보급하는 예산은 줄인 것으로 사실상 ‘성과를 위한 꼼수’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인천시는 ‘2045 탄소중립’ 조기 실현 및 에너지 환경 다변화에 따른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검토를 명목으로 오는 하반기 경 ‘인천형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유정복 시장이 2022년 12월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회 저탄소도시 국제포럼’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보다 5년 앞당겨 인천시부터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2045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기 때문.
실제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시급한 상황인데 현 윤석열 정부의 기조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축소하고 있어 정치권을 비롯한 관련 업계 등에서도 비판의 시선이 나온다.
최근 빠르게 오른 전기 요금을 감안하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생각에 각 가정에도 신재생에너지원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정부가 이를 축소하는 기조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탄소중립,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산업에 대한 장려를 통해 기존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 기회로 삼는 것이 전 세계의 동향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대한민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며 비판의 시선을 표출키로 했다.
인천시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기존 22%에서 35.7%로 13.7% 상향 조정하겠다는 목표를 잡았는데 이에 대한 3대 전략은 ▲인천형 수소발전 구축 ▲해상풍력단지 조성 ▲시민과 함께 하는 태양광 발전이다.
박광근 인천시 에너지산업과장도 “인천형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확대 사업과 계획 수립·실행은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을 위해 에너지 소비지이며 공급지인 인천시의 필수적 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파보면 이렇게 대폭 줄어든 예산으로 이런 당면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지적은 불가피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