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국제박람회로 ‘세계 최고 IT박람회’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이하 CES)’에 지자체들의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주관의 CES가 한국 내에서는 삼성, LG 등 전자제품 브랜드들도 세계시장에서 ‘뽐내기’를 하는 산실로 알려져 있음을 감안하면 국내 지자체들의 참가는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는 평가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정복 시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위상의 IT 전시회 ‘CES 2024’ 참관 차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재 관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CES 2024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데 유 시장 외에도 전국 각 시·도를 대표하는 시·도지사 및 공직자들이 이를 참관하거나 직접 참여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는데 CES의 성격을 잘 아는 네티즌들이 이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현재 CES는 ‘단순한 IT박람회’의 위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의 상용화 등 2010년대 들어 본격화된 IT 산업의 급변에 주최측이 영민하게 대응하면서 세계시장의 시류를 정확히 읽었고 전시회 자체의 테마를 ‘단순한 제품 전시’에서 ‘기술 중심’으로 변화시키면서 전시회 전체를 다양하게 하며 국제화에도 성공한 케이스다.
CES가 ‘미국’이라는 한 곳에서 열림에도 전 세계 모든 IT, 전자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선보이기 위해 앞다투어 참여하는 것도 이러한 성공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도 CES의 명성이 자자한 상황이다. IT산업군 일선에 서 있는 기업 및 브랜드의 관계자들은 물론 국내 주요 지상파 뉴스 및 언론들도 매년 CES 현장을 직접 출장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150여개 국가 3,500여 기업이 참가해 첨단기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국내 기업 중 LG전자는 OLED TV의 화면을 세계 최초로 기존의 검은색이 아닌 ‘투명 스크린’으로 선보이며 일찌감치 이슈의 중심에 서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CES는 심지어 국내 IT 전문 유튜버들까지 매년 이 현장을 찾는데 이미 IT업계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잇섭, 언더케이지 등 유튜버들이 매년 현장을 취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CES 현장에 국내 지자체들이 참가하거나 참관을 위해 비행기표를 끊는 이유라면 아무래도 지역에서 터를 잡고 활동하는 관련 기업들의 판로 개척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는 있다.
국내 지자체 중 이번 CES 2024에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곳은 대구시다. 지역 기업 16개 사(보국전자, 유앤디 등)를 섭외해 이들과 공동으로 ‘대구기업 공동관’ 부스를 운영하면서 이들 기업들을 통해 지역의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로봇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그런가 하면 대전시는 지역 스타트업 20개 업체와 공동으로 ‘대전관’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지역 5대 주력산업’으로 꼽았다는 바이오헬스, 나노·반도체, 국방, 양자기술, 우주항공 등 각 분야 첨단 기술을 내보였다.
특히 대전시가 주력하겠다는 사업 중 상당수는 인천지역도 장려하는 분야인 만큼 인천시로서는 일종의 ‘경쟁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경기도는 수원과 성남, 고양 등지의 지역 기업들이 지자체 등과 손을 잡고 각각의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라남도 역시 지역 기업 11개사와 홍보관을 구성하고 재생에너지, 넷제로(Net-zero), 인공지능 첨단 농산업 등 비전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광주시도 13개 지역 기업과 공동으로 홍보관을 구축하고 이들 기업의 해외 시장 판로개척 및 진출을 적극 돕기로 했는데 이중 AI 음악 추천 라디오 스트리밍 ‘인디제이’는 이번 CES에서 혁신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강원도 역시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등 자신들이 꼽은 ‘핵심 미래산업’에 대한 성장 추진전략을 세계 시장에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지역 10개 기업과 함께 홍보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올해가 첫 참가’라는 울산시는 지난해 지역 내에서 참가 기업 신청을 받아 이를 기반으로 반려견 전용 대화형 TV 생산업체와 플라즈마 공기살균기 생산업체 등 6개 업체를 선정하고 이들 업체의 참여 비용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울산과 함께 첫 참가도시로 이름을 올린 부산시도 지역 바이오·항만 분야 등지에서 선정한 14개 지역 기업과 함께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에코델타시티’ 등을 홍보하면서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홍보도 병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역시 ‘전북관’ 부스를 통해 올해 첫 참가일정을 소화하면서 수소연료전지 소재 부품 생산 기업 등 20개 기업 및 기관이 공동으로 홍보에 나서는 상태다.
인천의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IFEZ(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지역 16개사 기업들과 참가하고 있는데, 유 시장 또한 관련 출국일정을 소화하는 대로 지역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향후 CES의 본격적인 참가를 모색하고 참여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겠다는 방침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CES는 국내의 일선 공학대학교에서도 참가 의향을 비추는 곳이 있는데 실제 포항공대(포스텍)는 올해 21학번 학생 189명 전원이 참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포항공대는 지난해 20학번 학생들이 전원 참관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