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서울과 경기, 충남 등지에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폐지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이것이 전국 여론으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인천 등 전국 9개 시·도 교육감들이 “조례 폐지는 학생 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문을 냈다.
인천과 서울, 광주, 울산, 세종, 충남, 경남, 제주, 전북의 시·도 교육감들은 19일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학생 인권 후퇴이자 민주주의의 퇴보인 만큼 서울시의회는 조례 폐지 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존중과 사랑을 받고 자라야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며 “존중과 사랑이 전제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폐지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그간 학생인권조례는 진보와 보수 진영 혹은 종교적 문제 등이 갈등의 원인이었으나 올해 7월 발생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진 감이 있다.
“학생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만큼 존치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교사의 권한 축소로 인한 교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존치론이 전반적으로 진보 성향의 교육 및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폐지론은 보수 성향의 단체에서 주로 주장되는 만큼 달라진 분위기라도 그 기조는 여전히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교권 침해 이슈가 발생한 만큼 현재로서는 폐지론이 약간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도 적잖이 읽히는데 이것이 전국여론으로 확산되면서 폐지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들도 꽤 나타나는 분위기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실제로 충남도의회는 15일 7개 교육청 중 처음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시켰고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의 상정을 앞두고 서울행정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일단 ‘중지’된 상황이다.
그런가하면 경기도에서 최근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입법예고’ 단계에 와 있고 광주는 폐지안에 대한 주민조례 청구를 현재 진행하는 등 움직임이 상당하다. 아직 인천에서는 행정상의 움직임은 없다.
‘학생구성원 인권증진 조례’는 타 시·도의 조례와 달리 교사 및 행정교직원까지 포함한 모든 학교 구성원의 모든 인권을 전제하는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인천시교육청이 강경한 기조로 삼아오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인천교육정상화연합 등 일부 단체들은 “학생을 학교구성원으로 바꿨을 뿐 조항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9월 학생구성원 인권증진 조례 폐지를 요구하고 나서며 시교육청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해당 조례를 일종의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만큼 갈등의 폭발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조례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언급대로 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와 달리 학교 구성원 전부의 권리보장 및 증진이 목적인 조례를 굳이 손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