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 중 학부모가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해 구속된 사건과 관련 인천시교육청이 교사 권리 보장 및 보호 등 대책을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와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13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9단독은 지난달 선고공판을 통해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 A씨(40·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2021년 11월 18일 오후 1시 30분 경 수업이 한창이던 인천 서구 한 초등학교 교실에 난입해 교사 B씨(30·여)의 목을 조르고 팔을 강제로 끌어당기며 욕설과 폭행 등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징역 및 구속됐다.
A씨는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회부된다는 통보를 받고 학교로 찾아갔는데 당시 남성 2명과 함께 교실을 찾아가 B씨를 밖으로 강제로 끌어내려 하면서 당시 교사와 학생 등을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A씨는 당시 교실에서 “넌 교사 자질도 없다, 경찰과 교육부장관한테 다 얘기하겠다”며 욕설을 하고 교실에 있던 10여 명의 아동학생들을 향해 “우리 애를 신고한 게 누구냐”며 소리를 지르는 등 행위를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1심에서 형량이 현격이 낮아져 논란을 불러왔는데 결국 검찰도 맞항소를 하면서 1심판결이 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같은 사안을 두고 시교육청이 해당 교사를 외면하는 자세를 보여 논란이 겹겹이 가속화되고 있다.
B씨가 이러한 상황에서 물리적·정서적으로 큰 피해를 입자 교사노조를 중심으로 전국 교사 1만여 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인천시교육청이 B씨의 변호사비를 시교육청에서 지원하라는 청원이 전달되기에 이르렀다.
규정상 교사들이 관할교육청으로부터 법률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원된 것이지만 인천시교육청은 절반밖에 해당되지 않는 규모의 금액만 지원할 수 있다며 사실상 교사들의 뜻을 내쳤다.
사건의 피해자인 교사 B씨는 이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변호사비로 모두 1,100만원을 썼지만 시교육청은 이중 절반인 550만 원만 지원하겠다고 밝혀온 것.
시교육청은 “법률 지원 범위에는 1·2·3심 재판만 포함돼 있기 때문에 수사단계에서 지출한 선임료 550만 원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1심 변호사 선임비인 550만 원만 지급이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인천교사노조는 이날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실에서 위협을 가하는 학부모에게 ‘그러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교사가 가져야 함에도 시교육청이 변호사 비용지원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학생과 교사가 기관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음을 명확히 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 교사는 사건 초기 가해자 학부모가 쌍방폭행 명목의 맞고소와 아동학대 가해 혐의까지 씌우면서 이를 모두 받고 대응해야 했다”며 “무혐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피고인으로서 경찰과 구청 조사에 여러 차례 대응해야 했으나 학교와 교육청의 지원은 상담 기관 연계 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가해자에 대한 엄벌 진행이나 소송 과정에서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 심신의 부담이 모두 교사의 몫이 된 만큼 시교육청이 변호사 비용이라도 전액 지원해 학생들도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세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인천교사노조 측 입장이다.
만약 시교육청이 이러한 교사노조의 요구를 ‘규정’을 이유로 끝내 외면한다면 해당 교사 입장에서는 학부모로부터 신체·정신적 가해에 이은 경제적 피해에 시교육청의 자세까지 ‘마음의 상처’를 겹겹이 당할 것이 분명한 만큼 논란은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초등학교 아동학생의 학부모들이 학교 교실에 난입해 교사들을 위협하고 난동을 부리는 등의 행위는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강경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 경기도교육청 관할인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27일 교실에 난입해 학생과 교사에게 폭언을 하고 위협을 가한 학부모를 주거침입 혐의로 고발 조치하고 모욕죄 고소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