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당시 한창 조성작업 중이었던 인천 검단지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서구청 관계자들이 현장점검 차 둘러보던 모습 (사진=인천서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검단신도시 조성 등 도시계획으로 수 년 사이 인구가 급증한 인천 서구지역 선거구 개편작업을 두고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선거구획정 및 개편 등을 요구했으나 국회에서 사실상 ‘답을 주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자 유권자는 물론 총선 출마가 유력한 인사들 사이에서는 불안감 등도 표출되는 그림이다.

26일 선관위에 따르면 최근 선관위는 국회에 선거구 수와 시·도별 의원 정수 등을 반영한 선거구 획정 기준과 개편 등을 논의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회에서 아직 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이렇게 되면 서구의 지역구 개편작업은 내년 2월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는 게 선관위 측 관계자의 설명인데 총선이 4월에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출마자는 물론 유권자들까지도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선관위 측은 “전국적으로 선거구 개편이 필요한 곳은 29곳으로 파악이 되는데 인구 상한을 넘간 선거구는 인천 서구는 물론 경기도에도 12곳이 있고 전국적으로 총 18곳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다른 11곳은 인구 하한기준을 미치지 못해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된 곳인데 인천의 경우에는 이번 선거에서는 해당하지 않는다.

서구의 경우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이미 개편을 통해 지역구 1석을 늘리는 문제가 어느정도 공감된 분위기는 있다.

지난해 8월 말 유정복 인천시장이 발표해 예고한 행정개편안에 따르면 서구는 추후 서구와 검단구로 분리한다는 것인데 정치권 및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약간의 갑론을박이 있긴 했지만 주민들은 상당수 찬성했다는 결과가 시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이미 나온 바 있기 때문.

특히 서구의 분구는 인구 수의 급증에 따라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선거구도 그만큼 분리돼 한 석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논리도 자연스럽게 성립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국회에서 답을 주지 못함에 따라 서구지역을 기반으로 출마를 예정하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인사들에겐 이 상황이 혼란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의 경우를 예로 들면, 현재 시 정무직 인사들 대부분이 ‘유 시장 사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구에 출마를 고려하는 인사들 중엔 이 사단 인사에 포함된 이행숙 문화복지정무부시장과 박세훈 시 홍보특보가 노리는 지역구가 겹치고 있는 상태다.

만약 서구의 선거구가 늘어나게 되면 상황에 따라서는 이들이 단독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들끼리 경선이나 전략공천에 따른 공·낙천의 엇갈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정치인’인 이들 혹은 이들의 측근들로부터는 “지금부터 지역 활동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면서도 “선거구 개편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불안한 부분도 있다”는 의견이 우회적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는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게도 마찬가지다. 서구뿐만 아니라 개편이 필요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선관위에서 나왔다면 그 정리 또한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데 늦어지면 선거운동까지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전국적으로도 선거구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는 시민단체 혹은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선거구획정을 최대한 조속히 완료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인천도 예외가 아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유권자들이 인물보다는 당만 보고 깜깜이 선거를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등 다른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여론을 빨리 수렴하고 선관위의 요청을 잘 검토해 최대한 빨리 선거구획정 작업을 마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 이들의 의견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당보다는 인물을 먼저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은 사례가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결과를 통해서도 입증됐기 때문이다.

11일 진행된 이 선거에서는 진교훈 현 강서구청장이 ‘보궐선거의 직접 원인자’임에도 출마를 강행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56:39 비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된 바 있다.

물론 이 결과는 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물론 반영된 것이지만 김 전 구청장에 대해 여러 논란들이 불거진 것을 유권자들이 핵심 요소로 파악하고 투표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이 선거를 전후로 ‘인물론’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총선을 앞두고 인물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선거구획정이 조속히 완료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이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