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의 시민단체들이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각 정당의 인천시당 측에 입법활동 및 당론채택 등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일단 여야 3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정의당)은 공감대를 표시하긴 했지만 내년 총선이면 사실상 임기가 끝나는 21대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을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는 상태다.
‘공공의료 강화와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이하 시민협)’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 정당은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당론 채택을 하고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시민협은 지난달과 이달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국회 입법 활동 촉구 및 당론 채택’ 요구와 21대 국회 회기 안 처리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건의문을 각 정당 인천시당 위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마침 지역 국회의원인 신동근 의원(서구을, 민)이 국회 복지위원장인 만큼 5일 시민협과 접견해 간담회를 갖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의와 간담회 등의 내용은 인천지역의 의료공백 해소 및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국립 인천대학교에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라는 것이 사실상의 요지다.
인천이 비록 수도권에 포함되어 있긴 하나 지방의 지자체들 못지않게 의료 환경이 취약하고 이 때문에 시급성을 강조해도 “수도권이다, 서울과 가깝다”는 등의 이유로 논의에서 늘 제외돼 왔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인천의 의료 현실은 도서 및 접경 지역이 의료공백으로 정주 여건이 열악하고 심지어 거주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까지 위협받는 등 사실상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또 그런 지역이 아니더라도 중증외상환자를 받아 줄 곳을 찾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기 다반사이며 의료인력 확보가 안 되어 폐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최신 의료기기를 구비하고도 운용 인력이 없어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 관련 통계에서는 최근 3년간 구급차로 이송 중인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전전하는 사례가 711건 발생했고 인구 1천명 당 활동의사 수는 1.7명으로 광역시 중 울산시(1.5명) 다음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남, 경북과 함께 인천은 사망률이 높고 의료자원이 부족한 최악의 의료취약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는 통계도 이미 나타나 있다.
시민협은 “국민들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의료공백의 심각성을 직접 절감했고 특히 지역의료 강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권역 및 지역책임의료기관을 모두 국립대학교 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립대에게 지역 공공의료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국립대가 있으나 의대와 병원이 없어 사립대병원을 지정한 사례는 전국에서 인천시가 유일하다.
현재 시민협은 의료공백과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 논의만 지속하고 있을 뿐이며 국회에 입법 발의된 관련 법안도 더 이상 논의조차 없이 여전히 계류 중에 있는 상태다.
시민협에 따르면 건의문 전달 및 면담 결과로는 모든 정당이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답은 받았다. 후속대책으로 당내 여론 형성을 위한 당론 채택과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근거법안 마련 및 처리가 절실하다는 공감대도 형성은 됐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인 배준영 의원(인천 중·동·옹진)은 “도서와 접경 지역의 의료취약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개선방안 마련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시당위원장인 김교흥 국회의원(인천 서구갑)은 “필수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의대 설립 취지와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시당도 “이미 해당 건의는 당론으로 채택했으며 국회에도 ‘지역공공의대법 제정안’을 발의한 만큼 법안 통과에 노력하겠다”고 밝혀왔다. 시민협은 “인천 여야 정치권은 자당 내 해당 상임위원회 위원들과 협력해 근거법안 처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21대 국회에서 현재까지 발의된 ‘공공의대 설립’ 법안은 총 15건이며 그중 발의된 의원의 지역구를 의대 설립 지역으로 명시한 법안은 9건으로 이들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등의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시민협은 공공의대 설립법안이 9월 18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서 소관 소위원회에 이관됐지만 본회의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보고 있다. 그간 여야 정치권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법안 심사를 미뤄왔기 때문.
그러나 이제 코로나19도 극복되어 더는 법안처리를 늦출 명분이 없고 여기에 최근 ‘소아‧청소년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 ‘지방의료원 의사 부족’ 문제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만큼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것이 시민협의 생각이다.
때문에 시민협은 지난 5일 국회 복지위원장인 신동근 의원과도 접견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필수의료‧공공의대 문제를 쟁점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시민협 관계자는 “대한민국과 인천의 공공의료 강화 문제는 이제 여야 정치권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여야 정치권의 상생 협력이 절실한 때인 만큼 분발을 촉구한다”고 정치권에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