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지구 주민들이 서부권 소각장 입지 선정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종국제도시 소각시설 주민대책위원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추진하는 자원순환센터(광역소각장) 조성사업과 관련 인천 서부권(중·동·옹진) 소각장의 건립계획에 ‘결사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는 영종지구 주민들이 조만간 또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이들 주민들의 격한 반발로 간담회 자리까지 무산된 바 있는 인천시로서는 다시금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영종국제도시 소각시설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대책위는 오는 10월 28일과 11일 25일 소각장 입지 선정에 반대하는 차량 시위를 계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종 아파트 단지 입주민과 50여개 주민단체가 모여 구성된 대책위는 16일에도 주민 차량 88대를 집결시키고 중구 영종도 하늘체육공원에서 인천시청 앞까지 약 30㎞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해 소각장 입지 선정에 반발하는 차량시위를 벌인 바 있었다.

주민들이 대책위까지 구성해 소각장 반대 시위를 해온 이유라면 소각장 후보지 선정을 위해 구성된 ‘서부권 광역 소각장 입지 선정 위원회(이하 선정위)’가 최근 중·동구 관할지역 중 5곳을 예비 후보지로 선정한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진 부분이 크다.

지난 6월 경 주민들이 이들 후보지를 확인한 결과 5곳 모두가 영종지구에 속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 불만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김정헌 중구청장이 지난 7월 초 “(선정 과정에서) 영종지역 5곳을 꼽은 선정위의 결정에 대해 인천 중구청장으로서 강력하게 철회를 요구한다”며 강력 항의했다.

이에 <뉴스통신>의 당시 취재 결과 선정위원 9명 중 원도심 출신 인사가 무려 7명이 포함된 반면 영종 출신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예견된 결과’를 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이유다.

그러자 당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이하 영종총연) 및 공항 신도시 아파트연합회, 하늘도시 아파트연합회 등 주민단체들이 인천시청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정위가 소각장 선정 예정지 후보 5곳을 모두 영종지역으로 선정한 것에 대한 ‘원천 무효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린 같은 날 중구의회 강후공 의장을 비롯한 구의원 5명도 인천시청 앞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에 의거해 후보지를 재선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 모든 요구에 대해 인천시는 “선정위 회의 결과는 비공개가 원칙으로 우리 시는 ‘선정위 권한의 부분’은 존중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히며 주민들과 더 깊게 대립해 왔다.

실례로 8일 인천시가 소각장 조성과 관련해 중구2청사에서 주민들이 참여한 공개 간담회를 시도하려 했으나 대책위 측이 항의하며 간담회 현장에 진입했고 반대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고성을 지르면서 설명자료를 찢는 등 행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책위는 시가 이미 후보지를 모두 정한 상태에서 마음을 돌리지 않은 채 간담회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간담회로 주민들을 회유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간담회 진행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결국 이날 현장에 참석했던 김철수 인천시 환경국장이 “오늘은 간담회를 열 수가 없을 것 같다. 간담회를 하지 않을테니 돌아가 달라”며 스스로 간담회를 무산시키고 자리를 나서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당초 시는 서부권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계획대로라면 7월에 3곳의 후보지 압축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도 이후 진행상황은 없는 상태다.

인천시는 추후 간담회 등 일정은 현재로선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으나 주민들과 대화는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시로부터 등을 돌린 영종 주민들이 대화에 응할지 여부조차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사회는 어떻게든 결론을 내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생활 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때문에 이제 3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소각장은 어디에라도 건립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영종지구 주민들과 중구의회, 중구청 등의 반발이 ‘지역민의’라고 해석될지 아니면 ‘님비(필요한 시설이지만 내 집 앞은 안 돼)’로 해석될지도 아직은 안갯속이다.

만약 영종지구에 조성을 할 수 없다면 정황상 중·동구 내 원도심 지역 중 한 곳이 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영종지구 대신 원도심으로 방향을 옮긴다면 이는 또다른 논란과 지역갈등을 유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활동가는 “지금 와서 영종지구에서 원도심으로 옮기기는 거의 불가능할 텐데 결국 조성을 하겠다는 지역의 주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것은 인천시의 커다란 실책”이라며 “당분간은 진화되기도 힘든 논란을 시가 어떻게 해결을 하려고 저렇게 문제를 더 키우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