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연희공원 특례사업 부지 전경 (사진=인천녹색연합)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 연희동 소재 연희공원의 개발 행위 특례 사업(이하 연희공원 특례 사업)과 관련 지역 환경 단체가 “토양 오염 조사도 없이 터파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터파기가 아니다”라며 즉각 반론에 나섰지만 이어 환경 단체의 재 반박이 이어졌다. 21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서구 연희동 산127-1번지 일원에서 연희공원 특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곳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사업자에 ‘토양환경평가지침에 따라 토양 오염 개연성 조사 및 오염도 확인 후 조치 계획을 제시하라’고 협의 의견을 낸 곳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자신들이 최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미 상당한 부지(약 30% 면적)에서 1미터 이상 깊이의 터파기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희공원 특례 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과거 고물상, 건설 장비 및 자재 적치장 등이 난립했던 지역이다.

때문에 지역 환경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석유류 저장 시설 등 ‘특정 토양 오염 관리 대상’의 시설이 없었더라도 토양 오염의 개연성이 있는 곳으로 토양 환경 조사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 지역이라고 입을 모았고 한강유역환경청의 협의도 그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토양환경평가지침(환경부고시 제2017-177호)에는 ‘조사 대상 지역이 1,000㎡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0㎡까지는 표토를 기준으로 6개 지점, 추가 면적 1,000㎡ 당 1개 이상의 지점을 선정’하여 조사토록 하고 있다.

또한 심토는 전체 표토의 33% 이상을 선정해 조사하고, 2.5m 깊이 당 1점씩 15m까지 또는 암반이 받치는 곳까지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 항목을 조사·분석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희공원 개발 행위 특례 사업 부지는 이중 공원을 제외한 부지 만도 71,757㎡으로 적어도 77지점에서 표토 77개, 심토 26개의 토양 시료를 채취해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인천녹색연합 측 설명이다.

민간 공원 특례 사업은 ‘도시 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 공원법)’에 따라 민간 자본으로 도시 공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다.

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 시 부지의 일부를 공동 주택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는 몇 년 전 문제가 됐던 ‘장기 미집행 공원’ 문제의 일몰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환경 단체와 시민 단체 등은 개발 이익을 위해 자연환경, 경관 등이 과도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시하며 관련 행정기관들이 사업 추진 과정을 더욱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천녹색연합 측 지적에 대해 인천시는 “현장이 매립 지역이기 때문에 현재 터파기가 아닌 지장물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터파기 전에 오염 조사를 먼저 진행한다는 계획도 잡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천녹색연합 측은 “현장 상황을 확인해 보니 단순한 지장물 철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협의 내용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그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재 반박했다.

인천녹색연합 측은 “그간 인천의 많은 개발 사업에서 토양 오염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진행하다가 사회적인 문제가 된 적이 적지 않다”며 “연희공원 특례 사업 사업 시행자인 인천시는 협의 의견의 이행 여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 한강유역환경청은 협의 의견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