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건설사들이 추첨식으로 이뤄지는 공공택지의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들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벌떼 입찰’이 인천 검단·영종지역에서 정황이 포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인천 동미추홀갑, 민)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인천 공공택지 64개 필지 가운데 19개 필지(29.7%)를 건설사 7곳이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인 내용은 우미건설과 호반건설, 제일건설, 대방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인천 검단신도시 12필지 ▲영종하늘도시 6필지 ▲가정2지구 1필지 등 19필지를 낙찰받았고 허 의원실에서 이를 분석한 결과 LH의 택지공급 현장에서 불공정행위인 ‘벌떼입찰’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공택지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계열사나 가짜 회사를 내세워 입찰에 나서는 등 이런 식의 ‘벌떼입찰’이 관행화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토부와 LH는 규제 지역의 300가구 이상 공공택지 입찰에는 모기업과 계열사를 통틀어 1개 회사만 응찰할 수 있는 ‘1사 1필지 제도’를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나 건설사들 일부의 ‘꼼수’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의원 측에 따르면 우미건설의 경우 4개 계열사들이 공공택지 수주전에 참여해 ▲검단 AB12블록(심우건설, 2018), AA8블록(우미산업개발, 2019), AB1블록(전승건설, 2019) ▲가정2 B2블록(심우건설, 2020) ▲영종 A50블록(명일건설, 2021) 등 5개 필지를 낙찰받았다.

같은 시기 이 건설사는 ▲대덕R&D특구 2단계 A3블록(명선종합건설, 2018) ▲부산 장안 B-1블록(우미글로벌, 2019) ▲남양뉴타운 B16블록(선우산업, 2019), B5블록(중림건설, 2019) ▲군산신역세권 D2블록(지우피엠씨, 2020) 등 무려 10개의 계열사들이 공공택지 당첨업체로 이름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호반건설은 ▲영종 A47블록(호반건설, 2018) ▲검단 AA1블록(티에스건설, 2018), AB13블록(티에스리빙, 2019), AB19블록(호반건설, 2019) 등 4개 필지를 확보했다. 택지 면적은 16만6,993㎡, 공급액 3,844억원으로 면적과 금액에서 인천 지역 1위로 기록됐다.

허 의원 측은 이 건설사 역시 스카이리빙,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자산개발 등 계열사들이 ▲화성 비봉 ▲오산 세교 ▲평택 고덕 등 수도권 공공택지를 공급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해왔다.

제일건설은 ▲검단 AB20-1블록(창암종합건설, 2020) ▲영종 A14블록(트러스트투, 2021), A16블록(제이아이주택, 2022)을, 대방건설은 ▲검단 AB10블록(대방하우징, 2018) ▲영종 A21(대방산업개발, 2022), A22(대방건설, 2022) 등 영종과 검단에서 각각 3필지를 낙찰받았다.

라인건설은 이지종합개발과 동양건설산업 등 계열사가 각각 ▲검단 AA2블록(2018), 검단 AA36블록(2022) 등 2필지를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중흥건설은 ▲검단 AB20-2블록(2020)을 공급받았는데, 계열사인 새솔건설, 중흥산업개발, 중봉건설, 세종건설산업 등이 ▲완주 삼봉 ▲부산 장안 ▲남원주 역세권 ▲성남 금토 등 공공택지를 확보했다.

금성백조는 계열사 제이에스글로벌이 ▲검단 AB3-2블록(2018)를 비롯해 또 다른 계열사인 금성백조주택이 ▲이천 중리 ▲부산 명지2 등을 공급받았다.

허 의원 측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LH가 공급한 인천지역 공공택지는 검단(36), 영종(20), 계양테크노밸리(4), 루원시티(2), 청라(1), 가정2(1) 등 모두 64개 필지라고 밝히고 있다.

이중 검단신도시 36개 필지 중 12개, 영종하늘도시는 20개 필지 중 6개가 특정 건설사들의 ‘벌떼입찰’로 공급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는 검단과 영종에 기 공급된 공공택지 물량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허 의원은 “벌떼입찰은 계열사 설립과 유지 경비를 분양가에 전가하는 원인으로도 지목되는 등 건설사의 대표적인 불공정행위”라며 “인천의 경우 대규모 개발사업이 많이 진행되는 만큼 시장의 공공질서 해단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