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주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체불명의 국제 우편물 신고가 인천에서도 1백 건이 넘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번 건이 일종의 ‘브러싱 스캠(해외 온라인 판매자가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의미 없는 우편물 등을 보내는 허위 거래를 말함)’으로 확인되는 분위기라 별다른 피해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우편물 테러’였다면 나라 전체가 쑥밭이 될 가능성도 있었던 만큼 개인 및 정부 차원의 대비도 지적된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에 접수된 수상한 우편물 신고가 이날 오전 5시까지 전국에서 2,141건 접수됐다.
이중 인천서는 107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64건은 오인 신고로 종결됐고 40건이 경찰, 3건이 군당국에 인계돼 조사 중이다. 인천을 제외한 지역 중에서는 경기도가 6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530건에 이어 인천의 순이었다.
다른 지방 광역단체 및 지방 특·광역시들은 인천보다 수가 적었다. 우편물들은 대체로 대만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중국에서 주소를 다르게 기재해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경찰도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수사공조를 요청했지만 중국 측에서 공조에 협조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우편물 사건이 경찰의 추측대로 ‘브러싱 스캠’이라면 이를 보낸 판매자를 찾는 것이 관건인데 철저히 신분을 숨긴 판매자라면 중국 현지에서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쇼핑몰들 가운데 적잖은 수가 온라인 플랫폼 등지에서 사기 등을 목적으로 잠시 오픈을 했다가 사라지는 등의 사례가 상당히 많다. 실례로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같은 문제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우편물 내부에서 무색, 무향의 가루가 담겨 있어 우편물 테러 의심이 되기도 했으나 경찰의 간이 검사에서는 유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우편물을 개봉해 접한 수신자들도 병원 검사 결과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일단은 브러싱 스캠의 형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안심을 하기에는 이르다. 추후 특정 주체에서 특정 국가를 상대로 정말로 우편물 테러를 의도할 수도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경우 해당 우편물들이 그대로 각 가정에 배달된 이번의 사례를 그냥 넘기면 안 된다는 지적이 만만찮기 때문.
최종적으로 브러싱 스캠으로 확인이 되면 다행인 일이겠지만 아직까지는 혹여 테러 전 ‘사전 테스트’ 같은 것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되는 단계다.
또 브러싱 스캠이었다 해도 발송자가 수신자의 이름 및 주소를 알고 보낸 것이라고 하면 그만큼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봐도 무방한 만큼 유출된 개인정보의 조치 및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논리도 나온다.
실례로 호주에서는 지난 2월 가짜 명품들이 일부 가정에 배송되는 등의 일로 뉴스 보도가 되면서 당시 현지 전문가가 “개인정보 유출의 신호로 받아들이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금도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