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열린시장실 청원란에 올라온 영종 소각장 후보지 철회 요구내용 12일 올라온 청원은 1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1,850여 건의 공감 수를 보이고 있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중·동·옹진지역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서부권 소각장 후보지가 중구 영종지구 5개소로 확인됨에 따라 영종지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청원이 업로드 하루 만에 2천 건 가까운 공감 수를 얻었다. 

공식적으로 3천 건 공감수를 한달 안에 넘게 되면 인천시 혹은 시장이 공식 답변해야 하는 요건을 갖추게 되는데 상황을 감안하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요건을 충족할 것이 자명해 보이는 만큼 시의 답변에도 귀추가 주목될 만하다.

1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인천시청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는 ‘영종지역 소각장 후보지 5곳을 원천무효하라’는 제목의 청원 글들이 10일 영종지역 주민단체들의 기자회견 이후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중 한 청원인이 올린 청원에 소위 ‘화력’이 집중돼 이날 오후 공감 수 1,800건을 돌파한 상태로 이대로라면 ‘늦어도 며칠 안’으로는 인천시장 공식답변 요건인 3천 건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청원인은 글에서 “인천시와 위원회는 용역사가 제공한 후보지별 장단점을 적은 단순 문건을 근거로 11곳 중 적절하지 않은 후보지 6곳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5곳을 선정했다”며 입지선정을 위한 평가항목과 가중치를 결국 무용지물 취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당초 2021년 시가 발표한 중구 소각장 후보지는 인천남항 환경사업소 부지인데 원도심 부지가 최적지로 될 것을 우려해 투표 방식으로 영종 5곳을 선정하는 방법을 선택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적시했다.

더불어 “선정위원 선정도 시의원·주민위원 9명 중 영종은 2명, 원도심은 7명을 배정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진 불공정한 심사”라며 “졸속으로 심의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선정한 후보지 선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후보지 5곳 선정의 원천무효화 ▲영종구 전용 소각장 별도 추진 ▲기존 입지선정위원회 해체 ▲영종구 신설 영종 독립권역 재구성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위원별 발언 기록 포함)의 전면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부권 자원순환센터 입지선정위원회는 당초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조사된 중·동구 지역 후보지 11곳 중 5곳을 추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초 결과는 오는 10월께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5곳 모두 영종지구 내 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등 영종지역 주민단체들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 유지를 이유로 후보지 선정 회의 당일에야 위원들에게 자료를 제시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며 기존 후보지와 위원회 회의록 등의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기자회견에 앞서 김정헌 중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정하게 결정돼야 할 예비 후보지가 지나치게 영종에 편중된 결과를 중구청장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만큼,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히며 이 같은 내용이 복수의 지역 및 중앙매체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영종주민들은 최근 별도의 주민대책위원를 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추후 온라인 및 아파트 단지별 주민 서명운동과 집단 민원 및 시장 면담, 집회 등을 전개하며 강력히 반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인천시가 주민들 입장을 일부라도 수용할 지에 대한 여부다. 인천시는 이미 선정위 회의 결과를 ‘비공개 원칙’으로 정한 가운데 선정위의 권한 부분은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현재로선 이를 뒤집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인천시는 주민 반발이 확인되고 있기에 일단은 내부에서도 검토를 하고 주민들과도 이야기는 나눠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주민들 의견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시가 권역별로 소각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특정 단체가 반발한다고 이를 뒤집어야 한다면 다른 권역별 소각장도 반발 등을 이유로 사실상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선정 이전부터 시가 선정위 권한을 보장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뒤집었을 때 다른 지역에서 같은 논란이 반복될 것이 현재로선 뻔하기에 지금의 시가 김 구청장이나 영종지구 주민들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관철해 주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한편 인천시는 “최종 후보지는 선정위에서 공정한 절차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선정위의 권한은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당초의 원칙을 깨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더 정확한 답변은 청원 요건을 충족한 뒤에 있을 공식답변에서 나오게 되는 만큼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