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의 환경단체가 인천시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명목으로 추진하는 ‘대체 지정’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녹지축을 강조하는 시가 실질적으론 그린벨트를 훼손하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도시개발로 끊긴 자연의 맥을 살려 생태를 복원하겠다는 인천시가 녹지축 복원을 빌미로 개발제한구역의 ‘대체 지정’을 시도하고 있어 그린벨트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일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가 공동 개최한 ‘204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공청회에서는 10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단절된 공원녹지 복원’이 제시된 바 있다.

이에 인천시는 ‘2040 인천시 공원녹지기본계획’에서 인천의 중심 녹지 축인 한남정맥을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천환경운동연합이 파악한 바로는 인천시가 녹지 축 복원을 빌미로 개발제한구역 대체 지정을 다시 한번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대신 다른 지역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신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인천시에 배정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총 물량(909만 6천㎡)은 남동도시첨단산업단지, 집단취락지구 등의 도시개발 사업으로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인천시가 발표한 ‘초일류도시 인천 북부 종합개발계획’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감안하면 개발논리를 그린벨트 녹지축보다 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도시 주변의 녹지 공간을 보존해 개발을 제한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그린벨트 제도는 도시의 과도한 팽창을 막고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만큼 환경적 의미에서 필수적인 제도이다.

게다가 탄소중립과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도 환경적 보전 가치가 높은 녹지 공간은 필수적이다.

그런 만큼 인천시는 개발에 필요없는 땅을 ‘대체 지정’하고 50년 동안 지켜져 온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필수적으로 보호해야 할 지역의 개발을 제한하는 취지를 무색케 하고 이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개발 압력에 맞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인천시가 대체 지정하겠다고 하는 지역은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일지라도 상대적으로 개발 압력이 강한 곳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녹지축 복원을 강조하는 인천시가 개발이 필요한 곳의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개발이 어려워 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대체 지정하겠다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입장인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함이 마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