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8월부터 적용을 예정하고 있는 대중교통(버스) 요금의 인상계획이 14일 인천시의회 의견청취 과정을 거쳤다.
시의회는 이날 소관위원회인 건설교통위에서 도시철도 및 버스요금 인상에 찬성함으로써 일단 시의 추진계획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소비자정책위원회를 거쳐 인상을 확정하게 된다.
시의회 건교위는 14일 열린 ‘인천시 도시철도 운임 조정안에 대한 의견청취’와 ‘안천시 버스 요금 조정안에 대한 의견청취’ 안건에서 ‘원안과 의견을 같이함’으로 찬성 의결했다.
2015년 한 차례 인상된 바 있었던 대중교통요금은 이후 8년여 동결됐지만 그간 물가인상분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으면서 지선·간선·광역노선을 따질 것 없이 모든 노선에서 심각한 수준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예를 들면 인천시 자료 기준으로 지난해 시내버스 요금은 운송원가 대비 47.7% 수준으로 준공영제에 따른 시의 재정 부담이 2,600억 원을 넘어섰고 민영제로 운영되는 광역버스 역시 운송원가 대비 73.7% 수준을 보였다.
인천교통공사에 위탁 운영 중인 청라~강서 간 BRT는 2013년 개통 후 요금을 한 번도 올리지 않으면서 이로 인한 손실이 매년 증가해 결국 지난해 적자폭은 16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도시철도의 경우 지난해 기준 인천도시철도의 운임은 수송 원가 대비 31.1%로 나타나 이로 인한 당기순손실 액이 1,736억 원 규모다.
도시철도는 기본적인 경상비용(인건비, 운영비 등) 외에 노인 무임수송 손실분(지난해 306억), 시설 개선 명목의 공사채 발행(3년 간 총 1,279억)으로 인한 이자 비용(연간 133억 원) 발생 등 인상 요인이 버스보다 더 수두룩했다.
이날 의견청취를 한 시의원들 사이에서도 전반적으로는 이런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듯 보였다. 사실, 시민들 역시 ‘안 올랐으면 좋겠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중론이기는 했다.
먼저 ‘도시철도 운임 조정안’은 원안대로 성인 기준 기본요금(10㎞ 이내)을 200원(16.0%) 인상한다. 이렇게 되면 요금은 현행 1,250원에서 1,450원(카드결제 기준)이 된다.
다만 거리비례에 따른 추가요금은 현행을 유지, 10~50㎞는 5㎞마다 100원, 50㎞ 초과 시 8㎞마다 100원이 그대로 적용된다.
‘버스 요금 조정안’의 경우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성인 기준 시내버스 250원, 광역버스(직행좌석) 350원, 청라~강서 광역간선급행버스(BRT)는 400원을 인상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적용하면 간선버스는 1,250원→1,500원(20.0%), 지선버스는 950원→1,200원(26.3%), 타 시·도행 좌석버스 1,300원→1,550원(19.2%), 공항행 좌석버스 1,650원→1,900원(15.2%-이하 인상률)이 적용되는 것이다.
광역버스 요금을 보면 2,650원→3,000원(13.2%), BRT 2,200원→2,600원(18.2%-이하 인상률)으로 각각 인상된다.
시는 시의회의 의견이 ‘찬성’으로 결론지어짐에 따라 소비자정책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8월부터 인상안을 적용키로 했다.
지역사회 전반으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이지만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시민들의 교통요금 부담은 한층 커졌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는 인천지역 택시요금(중형 기준)을 다음 달부터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렸고 기본거리를 2㎞에서 1.6㎞로 단축키로 한 바 있다.
7월 택시요금에 이어 8월 버스요금 등도 인상되면 최근 줄줄이 인상됐던 전기 및 가스요금에 이어 시민이 짊어질 공공요금 부담이 사실상 한층 무거워지는 셈이 된다.
노동계도 반대의 움직임이 보인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전날인 13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임금 노동자와 저소득 계층의 생계부담을 가중시킬 인천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계획은 전면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 카드부터 꺼내는 게 아니라, 현재의 만성적 적자구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지 대안을 먼저 찾는 것이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