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영종도와 주변 섬을 연결하는 여객선을 운영하는 선사들 간에 갈등이 생기며 물리적 충돌은 물론 법정싸움까지 오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미 폭행과 폭언 등 선을 넘은 행위들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해양당국이 중재 혹은 퇴출 등 초강수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해양당국은 관망하고 있었던 분위기라 이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해운업계 등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경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삼목~장봉도 왕복 여객선 선사인 A해운과 B해운의 직원들 사이에서 폭행과 폭언 등이 오갔었다는 것이다.
당일 이 항로에서 두 선사가 여객선을 운항하던 중 배끼리 충돌할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두 선사 직원들 간 무전으로 시비가 붙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B해운의 선장 C씨(51)는 A해운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선을 하자마자 A해운 직원이 멱살을 잡고 바닥에 내리쳤고 다른 직원들도 욕설과 협박 등을 했다”는 것이다.
C씨는 당시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상해진단까지 받은 상태라며 최근 경찰에 폭행 혐의로 A해운 직원들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해운 측 직원들은 C씨가 선박 스피커를 통해 자신들에게 욕설을 먼저 하며 시비를 걸었고 이 때문에 몸싸움이 벌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C씨가 선원법(선장은 여객과 화물이 모두 내리기 전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 됨)도 위반했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A해운 측은 “C씨가 관련 법을 위반하면서 배에서 내려오기에 우리 직원 선장에게 해를 입힐 수 있다는 판단에 보호 차원에서 몸싸움을 한 것”이라며 C씨에 대해 선원법 위반 해경고발을 하는 한편 모욕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는 당시의 일이 아니더라도 두 선사가 갈등한 상황이 꽤 오래 전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일항로에서 선사가 운영 면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 때문에 결국 ‘선’을 넘는 행위들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항로는 당초 1999년부터 A해운이 2015년까지 사실상 독점과 비슷한 상황 속에서 운영을 하다가 이후 B해운이 후발주자로 들어오면서 경쟁관계 속에 놓였다.
당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연안여객선 서비스 고객만족도 평가를 단행했는데 이때 A해운이 낮은 평점을 받자 경쟁이 필요하겠다는 판단 하에 추가적으로 선사를 도입한 것이다.
당시 도입과정은 공모를 거쳐 정상적으로 진행됐었다. 그런데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두 선사는 선박 운항 등을 두고 법정 소송을 벌이는 등 험악한 관계로까지 치달았다는 설명이다.
A해운은 B해운이 당시 내부사정으로 5개월 넘게 결항했다가 지난 3월부터 운항을 재개하자 해당 결항 경력 등을 이유로 인천해수청에 여객운송 면허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두 선사의 항로를 통해 섬 주민 등 인천시민들이 이용 불편 혹은 안전사고 등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양당국은 사실상 ‘관망’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운업계 종사자는 “저렇게 선사 간 갈등이 심각해졌다가 더 큰 일(선사 직원 간 더 큰 폭력 내지 이용객 안전사고 등)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며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