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제네럴모터스(GM) 본사 임원이 한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가 해당 임원과 인천서 면담 성격의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문을 닫은 한국GM 부평2공장이 해당 면담을 통해 재가동하고 전기차 생산라인 등을 도입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만 보면 썩 낙관할 상황은 아니어서 괜한 기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4일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장영진 산업부1차관이 실판 아민 GM 수석부사장 겸 GM인터내셔널 사장과 부평 한국GM1공장 현장에서 만나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노력 및 중장기 사업 계획을 주제로 논의했다.
아민 사장은 한국GM의 사업현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3일부터 오늘(4일)까지 이틀간 한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부가 GM본사 관계자를 만난 것은 과거 정부가 한국GM의 파산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등 노력한 것에 대해 국내 전기차 생산라인 등에 투자해 나름의 피드백을 하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GM은 2017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다수의 실업자들을 양산할 위기에 처했는데 이때 정부 중재로 2018년 경영 정상화 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정부는 한국GM에 대해 8천억 원 규모의 공적자금까지 지원해 줬다.
그러나 당시 복수의 언론매체들이 취재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GM 측이 정부지원까지 요구하면서도 투자계획에 군산공장을 사실상 제외시키는 등의 행보로 논란을 산 데다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외면하는 불법고용 행태로 논란이 됐다.
이어 인천에서도 부평지역 경제의 기반이라고 평가되는 부평공장 중 2공장을 지난해 폐쇄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가는 등, 현재까지는 정부지원에 대해 은혜를 원수로 갚는 ‘먹튀’의 행태를 반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GM이 폐쇄한 군산과 부평공장을 닫기 위해 판매량이 낮은 차량을 생산라인에 배정해 그렇게 나온 생산성 결과를 갖고 노동자의 노동시간 대비 인건비를 탓하는 등의 행태는 정부의 공적지원을 받은 회사의 행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평가돼 왔다.
사실상 오래 전부터 폐쇄 계획을 잡아 놓고 정부에 대놓고 지원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인천의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가 한국GM에 공적지원을 해준 결과는 잘못된 것”이라며 GM을 아예 한국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는데 실제 이런 주장이 지역사회 내에선 꽤 힘을 받기도 했었다.
이런 행보 속에 한국GM은 지난해 2,766억 원의 영업이익 성과로 2013년 이후 9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사실상 정부지원을 기반으로 이루어낸 성과다.
이날 아민 사장을 만난 장 차관은 “한국의 전기차 내수시장이 지속 성장할 전망이 보이고, 한국은 배터리 기업과 구동·전장 업체 등 완결된 전기차 산업 생태계가 현재 구축되고 있다”며 GM의 국내투자가 회사 차원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민 사장은 “GM은 과거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과정을 지원해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고 했지만 그의 발언 전반은 희망적이지 못한 부분이 여럿 보였다.
특히 “한국GM이 최근 출시한 신차(트랙스 크로스오버, 리릭 등 최근 출시한 차종을 언급한 것으로 보임)에 집중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미래차 배정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가 아직 이르다”는 등의 발언은 그렇게 희망적이지 못하다.
또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밝혀 오히려 정부에 추가적인 요구사항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사실상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만 보면 이날 면담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괜한 희망고문을 갖지 말라”, “한국GM은 국내 노동법 등부터 잘 지키라”는 등의 비판이 좀 더 중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