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국가가 실시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나타나는 사각지대 해소의 명목으로 도입한 ‘인천형 기초생활보장제도(디딤돌 안정소득)’의 선정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자가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소득이 없거나 하는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도와주겠다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서는 “어떤 경우에도 타당한 것이냐”는 의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 지원기준에 부적합한 저소득층 가구를 지원하는 ‘디딤돌 안정소득’의 재산기준을 종전 1억 3,500만 원에서 2억 4백만 원으로 완화한다.
인천시가 “인천형 기초생활보장제도”라고 밝히고 있는 ‘디딤돌 안정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 상 선정기준에 탈락한 인천시민 중 중위소득 50% 이하의 비수급 빈곤가구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주기 위해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국가가 정해놓은 제도권 바깥에서 발생되는 사각지대를 지원하는 것이 의도로 대상가구로 선정되면 4인 가구 기준 생계비로 81만 원, 출산 시 70만 원, 사망 시 80만 원 등이 지원되는 규모다.
기존 ‘디딤돌 안정소득’ 대상자 선정기준은 중위소득 50%로 4인 가구 소득기준 월 소득 270만 원 이하, 재산기준 1억 3,500만 원 이었는데 해당 재산에는 실거주 주택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시는 주택 소유자들 중에서도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 푸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주택재산으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저소득가구에게 현금화가 곤란한 실거주 주택 1개소에 한해 주거용 재산 6천 9백만 원을 추가 공제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디딤돌 안정소득’의 재산기준은 종전 1억 3,500만 원에서 2억 4백만 원으로 완화된다. 다만 소득기준은 종전과 변동이 없다.
시는 이번 기준 완화 결정은 민선8기 ‘시민 안심복지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최근 물가상승,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층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더 많은 취약계층을 촘촘하게 지원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자가주택을 소유한 경우에 대한 지원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현재 받는 국가지원의 규모 및 이들의 재산 상태와 자가주택 보유자로서 디딤돌 안정소득을 받게 되는 규모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 방 한 칸조차 자기 것이 아닌 더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의 기본 방향임을 감안하면 해당 담당부서인 시 복지정책과가 재산보유 현황 등도 면밀히 챙겨야 할 필요가 있다.
허나 이를 담당하는 부서가 부동산 규모 현황까지 파악하기에 무리가 있는 만큼 국가지원을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지원규모와 비교해 형평성 및 복지의 기본방향에 맞는 비율로 지원을 해주기는 어려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또 자가주택을 소유한 경우 올해 겨울 시즌까지 보였던 부동산 한파를 제대로 맞아 자가주택 가치가 심하게 폭락한 경우 등이라면 지원의 타당성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최근 보합세 및 반등 등의 영향으로 자가주택의 가치가 오른 경우라면 사실상 ‘재산증식’이 된 것인데 그런 경우에도 소득 등 기준에 들어맞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게 되는 케이스가 소수지만 나올 수 있다.
즉 ‘자가주택의 재산증식’이 일어난 경우에도 지원 대상이 되어 혈세지원을 받는다고 하면(물론 경우가 많지는 않겠으나) 시선에 따라서는 ‘타당하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인천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당장 생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수 있는데 시는 이 범위도 사각지대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시의 이런 판단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선에 따라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인천시는 ‘디딤돌 안정소득’ 예산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예산을 세워 진행하고 있고 부족분은 추경을 통해 반영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예산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원대상 선정기준을 충족하는 생계 곤란한 시민은 누구든지 주소지 관할 군·구청(각 지역 행정복지센터 포함)에 신청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연중 신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