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지구 운남동 소재 중구 제2청사 전경 (사진=인천중구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육지에서 영종도로 출퇴근하며 이에 드는 통행료를 ‘공적 재정’으로 지원 받았다가 이를 다시 반납해야 할 상황에 처한 중구 2청사 등 영종지역 근무 공무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본부(이하 ‘인천공무원노조’로 표기)는 11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행료 문제는 직원들의 복리 후생 문제에 해당되는 만큼 인천시는 부당한 횡포를 부리지 말라”고 성토했다.

중구는 행정의 원활한 처리 등을 위해 2019년부터 청사를 원도심 관동1가에 위치한 기존 1청(과거 인천시청사)과 영종지구 운남동에 위치한 2청으로 분리(정확히는 남북동 용유복합청사도 포함)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구청 직원 중 절반 가량이 영종에 배치됐는데 이중 육지에서 영종도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원들은 편도 기준 3,000~6,000원 정도의 통행료 부담을 호소했고 이에 중구는 직원 복리후생 등 명목으로 공무로 영종지역을 오가는 공무원들에게 통행료를 지원했었다.

그러나 감사를 통해 이 내용을 파악한 인천시는 “공무원 보수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은 공무원들 전부에게 그간 지원 받은 통행료를 전액 환수하는 처분을 했다.

그러자 중구는 통행료 지급은 우리가 임의로 한 게 아니라 조례에 근거해 통행료를 적법하게 지급했다는 입장은 유지했다가 이후로도 재차 지적을 받자 일단 지원을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원 중단에 이어 그간의 지원금 전액을 환수하라고 요구하며 통행료 지원금 약 2억 원 전부를 이달까지 모두 환수하라고 중구에 통보했다.

중구가 조례 등이 근거라고 해 인천시가 중구 자체 조례를 파악해 보니, 조례 내용은 통근버스 등 수단에서의 출·퇴근 지원만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이 기간 통행료를 지원 받은 공무원은 190여 명으로 불과 수천 원 정도만 돌려주면 되는 직원도 있지만 최대 400만 원이 넘는 지원금을 이달 내로 모두 환수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었다.

중구 역시 공무원들 복리후생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이라며 장거리 출퇴근이 불가피한 공무원들에게 인천시가 지나친 행정 행위를 하고 있다며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의지보다 인사 배치를 통해 근무지가 결정되는 만큼 이 같은 불만은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인천공무원노조 역시 “우리 공직자들이 인사 이동을 통한 배치로 본인 뜻과 무관하게 장거리 통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인천시가 부당한 논리로 사실상 횡포를 일삼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천공무원노조는 인천시의 지원금 환수 요구에 대해 원고인단 구성 및 집단 소송 등으로 강경하게 대응키로 하면서 조직 내 갈등까지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직원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원칙과 근거가 부족한 지원을 공적 재원으로 할 수는 없다며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구 자체 조례에도 수당 지원의 근거가 없었는데 결국 법이나 조례의 근거 없이 지급된 수당은 시민 혈세로 구성된 공적 재원인 만큼 반납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중구가 자신들의 소원대로 통행료를 지원할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조례부터 개정하던지 해서 법적 근거부터 제대로 만들고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다소 갈리는 분위기다. 

법 근거는 없었더라도 복리후생 차원의 출퇴근 지원은 우리 시민 혈세라 해도 어느 정도는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공적 예산은 원칙과 근거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만큼 환수가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