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지역 내 한 시내버스 업체로부터 1억 원 가까이 달하는 버스 준공영제 지원금을 환수했다가 해당 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되돌려주게 됐다.
6일 인천지법 행정1-2부(김석범 부장판사)에 따르면 지역 내 시내버스회사 A사가 인천시를 상대로 낸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부정 수급액 환수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시가 A사에 환수한 지원금은 약 9,500만 원으로 이미 환수가 된 상황인데 재판부는 이를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소송비용까지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사실상 토해내야 할 금액이 1억 원이 넘은 셈이다. 버스 준공영제는 각 버스회사의 모든 운송 수입금을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인천시가 운송 적자분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시는 2009년 8월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2023년 현재 현재 총 34개 업체의 시내버스 업체가 준공영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 186개 노선의 시내버스 1,903대가 준공영제 적용을 받고 있다.
시는 2021년 12월 버스 준공영제 참여 업체인 A사에 재정지원금을 환수하겠다고 통보했다. A사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운전직 인건비 등 9,506만원을 부정하게 수급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시는 A사가 촉탁직 노동자에게 6개월간 총 8,200만 원을 부당하게 전달했고 임단협에 규정되지 않은 직책 수당 1,100만 원을 지침에 맞지 않게 지급하고도 재정지원금을 받았다는 주장을 해 왔다.
이에 A사에는 2021년 12월부터 3개월간 A사에 지급한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에서 환수 금액을 차감했고 지난해 성과이윤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런 불이익을 받은 A사는 재정지원금 환수 조치가 부당하다며 인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부당하게 재정지원금을 받은 사실이 없는 만큼 시의 환수 처분은 잘못됐고 오히려 재량권을 남용한 시가 위법한 것”이라고 맞섰다.
인천지법은 양측 주장의 내용을 들여다본 결과 A사가 버스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허위로 조작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오히려 인천시의 환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재정지원금은 산정 및 정산, 지급이 투명하고 적정하게 돼야 하고 잘못 지급된 재정지원금은 반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거운 징벌 대상인 부정수급 행위의 요건은 단순한 과다수급 행위와 달리 엄격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며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지원금을 과다 수령한 경우를 부정행위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사가 재정지원을 신청할 당시 자료 등을 허위로 조작하거나 사회 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할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시의 환수 처분 사유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1심 패소 후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항소해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실제 시는 판결 후 2주가 지나도록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만약 시가 현 주장대로 재정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 준공영제에 대한 재정지원 기준 등을 시가 생각하는 자체 기준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참고로 현재 인천 시내버스는 지난해에만 2,6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