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토교통부가 ‘검단·김포 연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서울5호선의 수도권 서부지역 연장안(서울 방화역~김포 한강신도시 23.89㎞ 구간 조성)에 대해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가 필요하다고 밝힘에 따라 관련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5호선 연장안에 대해 ‘사실상의 키’를 쥐고 있는 지자체가 김포시인 만큼 인천시가 의견을 관철시킬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다지 높지 않은 분위기도 여전하다. (관련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16일 국토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김포을, 민) 등에 따르면 1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박 의원은 김포한강2도시 조성과 관련해 예타 면제를 적극 추진할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해당 회의에서 박 의원은 원 장관을 향해 “김포지역에 신도시(김포한강2신도시를 뜻함)가 들어서는 만큼 국토부에서 예타 면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5호선 연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질의했다.
원 장관은 “신도시가 생기는데 교통이 없다는 것은 신도시의 대표적인 문제인 동시에 (김포지역의)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도 파악하고 있다”며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예타 면제 등에도 적극 추진토록 하겠다”는 뜻을 박 의원에게 전했다.
원 장관이 김포한강2신도시와 관련지어 서울5호선의 연장안을 예타면제까지 거론하며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국토부 입장에서는 사실 새로울 내용은 아니다.
5호선 연장안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김포시가 서울시와 강서구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국토부 역시 4만 6천 호 규모의 김포한강2신도시 건설계획이 나오면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포시가 추진하는 협력체계는 인천시를 배제하자는 움직임이 강하다. 5호선의 노선 제안을 두고 인천과 김포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포시는 5호선 연장과 관련해 최대한 김포지역과 ‘직진’ 구도가 될 수 있도록 검단지역 북부권 일부만 통과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반면 인천시의 경우 검단지역에 더 넓은 역세권 확보를 위해 검단 남부권까지 노선을 우회하는 제안을 하고 있는 상태다.
자신들의 지역이 기·종점인 김포시는 인천시의 제안대로라면 자기 지역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및 왕복 등)을 우회해야 한다는 논리가 되는 만큼 인천시의 제안에 대해서는 그간 심기가 불편한 기색을 상당히 드러냈었다.
그러자 김포시는 지난해 서울시의 차량기지 및 건설폐기물처리장 확보 요구에 적극 협조하며 일종의 ‘Give & Take’를 제안했다. 이 같은 시설이 주민들에게는 일종의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만큼 서울시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제안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5호선의 연장안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김포시·서울시·국토부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예타 면제 추진에 대해 원 장관과 공감대가 형성된 박상혁 의원의 지역구가 김포시인 만큼 김포로서는 훨씬 더 탄력이 붙은 셈이다.
여러 모로 5호선 연장안을 놓고 전개되는 정황이 인천시에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검단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가능성이 없는 만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식의 의견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일단 계속 매달려 보겠다는 자세다. 현재 시는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업의 최적 노선 도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당연하겠지만 시가 말하는 ‘최적 노선’은 ‘인천시에 유리한 노선’이라는 의미다.
인천으로만 한정해도 분위기는 썩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해 1월부터 5호선 검단·김포 연장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입찰공고는 1차에서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아예 없었고 지난 6일 마감된 2차 공고에서도 단독응찰로 결국 유찰됐다.
두 차례 유찰이 된 만큼 수의계약이 가능해지긴 했지만 ‘경쟁입찰’의 방식이었음에도 ‘두 번이 유찰됐다’는 의미는 사업 자체에 대한 매력이나 의미 등이 없었다고 봐도 되는 만큼 사실상 ‘우울한 분위기’로 봐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도 인천시가 희망을 걸고 있는 부분이라면 국토부가 과거 내밀었던 조건 및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중재 방향 등이다.
국토부는 2021년 7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할 당시 5호선 검단·김포 연장선을 추가 검토사업으로 반영하면서 “인천·서울·경기 등 지자체 간 합의를 통해 추진하라”는 조건을 첨부한 바가 있다.
다만 그 역시도 2년 가까이 지난 과거로 흐르는 만큼, 현재의 국토부가 취하는 자세를 놓고 보면 그 ‘조건부’가 과연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많이 읽힌다. 물론 이성해 대광위원장은 “적극적으로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긴 했다.
하지만 인천(및 서구)과 경기(및 김포), 서울(및 강서구), 그리고 국토부까지 중재에 참여하는 대상 중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미 이해관계가 성립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도 5호선의 연장에 인천시의 의견이 관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