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계속되는 표류로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돼 왔던 서구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혀옴에 따라 조만간 세부적인 가닥이 잡힐지의 여부에 청라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경제청은 전날 청라시티타워 민·관·정 TF 회의를 통해 청라시티타워 건설사업에 대한 정상화에 합의했다. 해당 TF는 사업이 계속적으로 표류하자 지난해 12월 LH와 경제청 등 관계기관과 주민, 지역 정치인 등이 참여해 구성된 것이다.
협약의 전반적인 내용은 건설은 LH가 직접 맡아 완료 후 인천경제청에 기부채납하고 관리운영을 인천경제청이 한다는 것이다. 타워의 높이는 기존안이었던 지하 2층 지상 30층 높이 448m를 큰 변화 없이 유지키로 했다.
양 기관은 조만간 사업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으로 이 내용을 전제하면 이후 계획으로 LH는 정상화를 위해 올해 안에 설계작업을 완료하고 인천경제청은 역시올해 안으로 ‘관리·운영 및 부지 활성화’ 용역을 진행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청라시티타워의 운영 및 유지관리에 필요한 예산이 수백억 원 규모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인천경제청으로서는 해당 용역을 통해 재원 마련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일종의 ‘숙제’를 안게 됐다.
한편 LH와 인천경제청의 이번 협의에 따라 기존 타워 사업자였던 특수목적법인(SPC)와는 법적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청라시티타워는 계획 당초보다 늘어난 공사비의 분담 여부 등을 놓고 LH와 SPC 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려왔다. 그간 사업이 표류했던 것 역시 사실은 이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됐었다.
공사비는 2021년 11월 기준으로 4,410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자재 원가 인상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5,600억 규모까지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물가인상요인 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LH는 지난해 9월 경영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를 수용해 주는 대신, 그 이상의 공사비 증액을 막기 위해 공사비 상한 결정계약(GMP)을 맺고 착공 이후 공사비 부담 주체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반면 SPC인 청라시티타워(주) 측은 “추가로 늘어난 사업비를 누가 분담할 것인지를 정하지 않으면 시공사와 계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당초보다 늘어난 공사비는 LH가 부담하라”며 시공계약 등 절차를 미뤄왔었다.
그러자 LH는 SPC가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이 협약 해지 조건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사업해지 공문을 보냈으나 SPC 측은 이 내용에 동의하지 않고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협약의 사실관계에 따른 주장 자체가 엇갈리자 일각에서는 해당 협약의 세부사항이 전면 공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LH가 현재 자체적으로 법률검토에 착수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후 법적 소송전을 통해 적잖은 기간을 소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인천경제청과 LH가 큰 틀에서 협의를 했다고 해도 언제 정상화 궤도에 돌입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