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입주해 있거나 입주예정 혹은 의향을 밝히는 등의 활동으로 송도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의 ‘전쟁’이 벌써부터 예고되고 있다.
경쟁 구도를 펼치는 것이 동종기업 간 당연한 행보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갈등이 심화될 경우 이른바 ‘K-바이오’ 시장의 발전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9일 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삼성바이오 내부의 인력을 유도하는 등의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3건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용증명은 법적 효력은 없으나 만약 법적 다툼으로 양상이 전개되면 중요한 참고자료로서 효력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엄연히 ‘공식 문서’에 해당되기 때문.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에 보낸 3건의 내용증명은 모두 큰 차이가 없는 사실상 같은 내용이며 마지막 최근 건은 이달 초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양측 입장의 경쟁구도가 이제 심각한 갈등구도로 접어든 것이 나름 확인된 셈이다.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 측에 3번이나 내용증명을 세 차례나 보낸 것은 삼성바이오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직원들이 각 회사의 기밀 등을 유출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미 삼성바이오는 자사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임원 3명에 대해 영업 비밀 침해 금지 및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현재도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 전반은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에 의해 자사의 기술 및 기밀 유출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롯데바이오가 송도에도 3조 원의 천문학적 재원을 투입해 대규모의 공장을 조성키로 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의향서를 내는 등 통 크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인력유출의 의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와 롯데바이오는 롯데바이오가 본격적으로 업계에 뛰어든 지난해부터 영업비밀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상당한 갈등 구도를 보여왔다.
앞서 언급한 ‘삼성바이오에서 롯데바이오 이직 임원’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낸 사례는 지난해 7월 인천지방법원에서 일부 인용 결정이 나오기도 했지만 갈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돼 왔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지검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바이오에 압수수색을 펼쳤다. 삼성바이오의 소송 건과 관련한 절차였다. 검찰은 현재 직원 3명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롯데바이오는 삼성바이오 측의 공세에 대해 원리원칙에 따라 엄중하고 공정하게 인재 채용을 진행시킨 것이라며 삼성바이오 측이 연일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자사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일부 직원들이 이직 전 대량의 문서를 출력해 유출한 정황을 발견했다며 이것이 기밀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던 양 기업 간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