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지역화폐 지원 규모에 대한 ‘계속적인 삭감’을 시도하고 있는 지역화폐와 관련, 지역화폐 ‘인천e음’을 가동 중인 인천시도 캐시백 요율 등을 조만간 조정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4일까지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인천시는 올해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요율을 당분간 1인 기준 1만 5천 원~3만 원의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역화폐 예산에 대해 시가 받을 지원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만 보면 예상 국비지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시 내부는 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 지역화폐 예산 지원을 놓고 여야가 벌인 ‘줄다리기’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소속의 국회의원들은 경찰국 및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5억 원 편성 주장이 발단이 됐다.
일각에서는 정부조직법 32조(법무부 장관의 사무관장 범위)의 내용을 전제했을 때, 인사정보관리단 편성이 위법적인 조직 편성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었기 때문.
더불어민주당이 이러한 비판이 타당하다고 보고 그에 따라 해당 예산의 편성을 반대해 오자, 국민의힘은 “지역화폐 및 공공임대주택 지원 예산은 이재명 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지역화폐 예산 카드를 잡고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윈회 상임위에서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을 5천억 원으로 통과시켰다는 소식에 인천과 부산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들이 기대감을 표출했지만,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주장했던 7천억 원 규모보다는 줄어든 것이긴 했으나, 통과 소식을 접한 인천시는 약 5백억 원 가량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국회는 지역화폐 지원예산에 대해 최종적으로 지난해 연말 3,525억 원을 편성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 금년 대비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시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 9월 이미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비 지원과 무관하게 올해의 경우 순수 시비로 2천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고 올해 본예산에 편성이 돼 있기 때문에, 올해 중 캐시백 요율이 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 시장은 이미 지역화폐 정책과 관련해 지역사회 차원에서 한번 ‘혼쭐’이 난 적이 있다. 민선8기 시장직에 취임했던 지난해 여름을 전후로 캐시백 요율이 하향된 것을 두고 전임 시장과 ‘정치적 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도 끝난 마당에 ‘네 탓 공방’은 그만 하라”며 곧바로 들고 일어나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유 시장에 대해 ‘직접 경고’의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공개적인 주민소환제나 대대적인 낙선운동까지 계획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러자 유 시장은 “조만간 인천e음카드에 대한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나섰고, 그해 9월 “5~17%까지 지역 업소의 매출액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개편안을 내 10월부터 적용하면서 여론을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개편안에 대해 지역사회 전반은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노력한 흔적은 보였다”는 평가를 내렸고, 현재까지 인천e음 카드에 대한 여론은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역화폐 예산이 최종적으로는 ‘전년대비 절반’의 수준으로 삭감된 결과를 보이자, 인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유 시장이 다시금 캐시백 조정작업에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는 듯한 분위기도 읽히고 있다.
최근 지역매체 일각에서 그런 예상을 담은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취임하자마자 지역화폐 문제로 정치적인 위기에 한 번 ‘휘청’거렸던 유 시장이 스스로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요율 등을 재차 만지작거릴 ‘자충수’를 둘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1월 국회의 소식에 ‘상당한 지원’을 기대하고 있었던 시는, 최근엔 다소 ‘김’이 빠진 분위기가 역력해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11월 당시 취재에 따르면, 당시의 시는 캐시백 및 기타 인센티브 확대 등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예산이 재차 깎이고 시에 얼마가 들어올 지도 예상이 안 되는 상황에선 ‘의미없는 검토’가 됐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현재 시는 국회가 통과시킨 최종 예산안 3,525억 원 중 최대 350억 원 정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시의 바람일 뿐이고, 더 적게 책정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있다.
‘행정상’으로 보면 지금의 시로서는 오로지 기편성된 시비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시 관계자 역시 “인천 예산이 확정되어야 확정된 계획도 마련할 수 있다”며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나마 인천시는 이런 상황에 나름대로 선전한 분위기가 읽히지만, 다른 지자체들의 경우는 인천보다도 더 상황이 좋지 않다.
대전시의 경우 지역화폐(온통대전)의 상시적 할인을 명절 등 특정시기를 제외하면 아예 없애기로 하고 할인혜택 대상도 취약계층으로 제한하는 등의 방향을 올해부터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사용할 일반인’이 거의 없을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제주도의 경우에도 지난해 지역화폐 관련 예산 260억 원을 106억 원으로 반토막 이상 쳐내야 했다. 대구 역시 544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역시 반 이상 쳐냈고, 강원도 역사 72억 원에서 48억 원으로 축소됐다.
지방도시들 중엔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고 평가되는 부산시의 경우에도 5% 캐시백 요율을 지키는 대신, 지난해 2조 4천억 원이었던 지역화폐(동백전)의 발행규모를 1조 6천억 원 규모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기초 및 광역단체들 중 윤석열 정부와 같은 소속의 여당 시장들은 애써 언급을 하지 않거나 비판을 외면하는 경우도 보인다.
실례로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윤석열 정부가 지역화폐 예산안을 전액 삭감하는 기조를 보이자 16개 광역단체장들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유일하게 입장을 내놓지 않아 대구의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광역단체장 중 야당 인사에 해당되는 김동연 경기지사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지역화폐 반토막 예산 편성은) 한파와 같은 매서운 경제의 어려움 속에 있는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그나마 입고 있는 방한복을 벗기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