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워낙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배상금을 물기까지 하면서 분양을 취소하는 등 사례도 나타나면서, 일부 호재들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12월 3주차 아파트가격동향(기준일자 19일)에서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매매가격이 -0.73%, 전세가 -0.90%을 보인 가운데, 인천지역은 세종시와 함께 유이하게 -1%가 넘는 하락폭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1.04%의 하락폭으로 여전히 얼어붙은 인천 매매가격은 -1.12%로 더 떨어져, 한파의 날씨와 분위기를 함께 하고 있다. 이번에도 가장 타격이 큰 지역은 송도지구를 기반으로 하는 연수구(-1.40%)다. 

입주물량의 영향이 있는 송도신도시 및 인근지역 위주로 타격감이 컸다는 것이 한국부동산원 측 설명. 못지않게 한파가 불어온 남동구(-1.35%)는 논현‧간석동 주요 단지 위주로 영향이 있었다.

서구(-1.10%) 역시 검단신도시 및 가정동에서 매물적체 현상, 부평구(-1.08%)는 삼산‧청천‧부평동 구축 위주로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사실 인천은 전역에서 하락폭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해왔다.

전세가는 전국이 -0.90%을 보인 가운데 인천은 -1.36%으로 역시 크게 하락했다. 남동구(-1.77%)는 구월‧서창동 등 입주물량 영향 있는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연수구(-1.74%)는 송도‧동춘‧선학동 주요 단지 위주로 매매가격과 하락, 부평구(-1.26%)는 삼산‧부평‧청천동 위주로, 중구(-1.29%)는 매물적체 영향이 있는 중산‧운남동 위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 역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하락세가 모두 심각한 인천의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송도지구 쪽 타격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도 입증되고 있다.

실례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5블록’ 전용면적 59.89㎡ 15층은 이달 6억 원에 매매계약 건이 있었는데, 동면적 36층이 지난해 8월 10억 원에 거래돼 약 1년 반만에 4억원이나 떨어져 나갔다.

이 단지와 약 300m 정도 근거리에 있는 ‘송도더샵마스터뷰23-1블록’ 전용 84.92㎡ 28층은 이달 7억 5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 역시 동면적 20층이 지난해 10월 12억 5천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1년여 사이 5억 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분양취소’를 검토한다고 알려져 있는 ‘서희스타힐스 더 도화’ 투시도. ⓒ서희건설

 

“인천 전역에서 하락폭이 크다”는 한국부동산원 측의 전언은 다른 영역에서도 증명된다. 최근 GTX-B 노선의 호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된 송도지구 및 인천시청 인근, 부평역 인근의 주택가격들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다.

인천시청역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간석동 ‘다정한마을서해그랑블’ 전용 59.9㎡ 5층은 지난달 약 3억 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6월 동면적 10층 거래가인 4억 5천만 원에 비교하면 6개월만에 1억 5천여만 원이 토막나 날아간 것이다.

이 단지 인근 소재 간석동 ‘어울림마을’ 전용 101.69㎡ 22층은 이달 5억 5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 역시 지난해 11월 동면적 5층이 약 6억 5천만 원에 거래된 내용을 확인해 보면 1억원 가량 하락한 점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뚫고 들어갈 태세다 보니 인천지역 내 일부 아파트 분양계획은 취소까지 검토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서희건설이 추진했던 ‘서희힐스타스 더 도화’는 144가구 분양에 나섰으나 100가구 이상이 미분양되자 기존 수분양자 44가구에 대해 배상금을 물어주고 계약을 취소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이 있고 수분양자까지 있는 단지가 분양을 포기하고 배상금을 무는 것이 엄청난 손해임에도 워낙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화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업자는 “그 소식(서희힐스타스 더 도화의 분양취소 검토)이 나뿐만 아니라 이 일대 부동산업계 크게 충격을 줬다고 보면 된다”며 “이미 인근 거래가 다 끊어진 상황이 꽤 됐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도 인천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상반기 경까지 500가구 내외였으나 8월 경부터 1천가구를 넘기더니 지난 10월 기준으로 1,600가구를 이미 넘기며 달달이 증가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인천 전역이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모두 해제됐고 일부 교통호재까지 나타났지만 금리인상 등 결정적인 요인 때문에 시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송도지구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업자는 “지금 분위기는 교통호재 하나 가지고 반응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금리도 문제지만 수요자들의 움직임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