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의회 본회의. ⓒ연수구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연수구가 ‘직영 전환’을 하겠다고 밝힌 관내 4곳의 작은도서관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논란이다. 

현재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이 도서관들의 직영 이유가 ‘긴축재정’ 때문이라는데, 정작 연수구의 내년도 예산은 상당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6일 최숙경·김국환 의원 및 시민단체 ‘연수구 공립공원작은도서관을 지키는 사람들(이하 ‘연작사’로 표기)’ 등이 전한바에 따르면, 연수구는 9월 경 작은도서관의 직영전환 등을 4개 도서관에 통보했고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이 직영화에 반발하고 있다.

연수구는 지난 민선7기 고남석 구청장 시절 인천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문화·솔안·누리·해찬솔의 4개 공원 내에 작은도서관을 건립 후 민간에 위탁 운영을 하고 있는데, 위탁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지난 9월 구가 이들 도서관에 통보한 내용은 예산부족으로 인한 긴축재정 등을 이유로 직영화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멘트가 골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의 재정이 어렵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 연수구의회 자치도시위원회에 출석한 피영미 연수청학도서관장은 4개 작은도서관을 시 직영으로 전환하면 인건비를 연간 3억 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허나 연수구 측은 최근 작은도서관 비용 절감 사안과 관련해 도서관 이용 주민 면담 및 관련 질의답변 등에서 같은 내용의 인건비를 약 1억 8천만 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두 달 사이에 절감 효과의 계산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인데, ‘정확한 절감효과를 계산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또 연수구 측은 ‘재정이 어렵다’는 입장인데, 본회의 등을 통해 밝혀진 내년도 연수구의 본예산 규모는 7,949억 원으로 이는 올해 대비 약 7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재정이 어렵다”는 논리가 대체로 납득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구가 추진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도서관의 경우 약 300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다. 

반면 구 전체 예산의 0.1%가 채 안 되는 2억 원 미만의 사업을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접어야만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연수구의회도 이 직영화 건을 이유로 적잖은 시민들이 본회의 당시 방청석을 채웠으며, 이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시 회의장에서 이 문제를 짚는 등 비판 의견이 일부 나왔다.

해당 사업이 두 곳은 1년, 두 곳은 6개월여 밖에 안 된 상황인데, 납득이 힘든 이유로 직영화를 추진하는 것이 ‘무리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또 해당 사업들이 전임 구청장 시절 진행된 사업인 만큼 해당 사업을 포함한 몇 가지 전임 시절의 사업을 이재호 구청장이 ‘전임흔적 지우기’ 일환으로 단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구와 의회 안팎에서 나오는 분위기다.

당시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얻은 최숙경 의원은 “구 예산이 7,949억으로 700억 증액음에도 1억 남짓한 작은도서관 예산을 결국 삭감한 것은 이 구청장 및 담당자들 주장처럼 긴축재정 위한 축소 논리가 맞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런 결정은) 전임자 지우기거나, 그게 아니라면 도서관 분야를 우습게 생각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재호 구청장은 답변기회를 얻어 “구 예산서를 보면 700억을 늘리긴 했으나, 사회복지비용이 538억이나 되고, 민선7기에서 벌려놓은 사업들로 124억 등을 쏟아부어여 한다”며 “700억을 쏟아부어도 예비비가 19억 밖에 없다는 게 보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구청장은 최 의원에 대해“구의원은 면책 특권이 없다”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당 예산을 잘랐다(삭감했다)면, 최 의원은 정치적으로 이 예산을 부활하자는 거냐”는 등의 멘트를 하기도 했다. 

이에 의장이 “한 사람을 지적하는 답변을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이 구청장은 “정확히 말을 해야 한다”며 발언을 계속했다. 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구의원은 면책 특권이 없다’는 이 구청장의 멘트가 협박으로 다가온 느낌이 있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당시 이와 관련해 민주당 구의원들은 해당 예산 1억 원을 증액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으나, 이 구청장이 완강히 반대해 삭감안(기존 상정안)이 상정돼 전체 13명 구의원 중 국민의힘(이 구청장 소속 정당) 소속 7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주민들이 그대로 유지하길 원하는 작은도서관 사업이 정치적 논란으로 변질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인증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본회의가 그대로 종료되며 당장 내년부터 시 직영사업으로 바뀌는 것이 최종 확정되자, 연작사 및 연수구마을교육공동체협의회 등 주민단체들은 “주민들 요구를 무시하고 독불행정을 밀어붙인 이재호 구청장을 규탄한다”는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들은 입장문을 통해 “‘섬김행정’을 하겠다는 이 구청장의 행정은 누구를 섬기겠다는 것이며, ‘마음을 울리는 감동 의회’를 만들겠다던 편용대 연수구의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라며 이 구청장과 편 의장을 함께 비판했다.

이어 “결국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은 주권자의 민의를 거스르고 당리당략에 우선한 것”이라며 “연수지역 주민들은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보인 이 구청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뉴스통신>은 도서관 직영화 건과 관련해 연수구 도서관정책 담당부서에게 입장을 물으려 했으나, 출장 등의 사유로 담당자들이 자리를 모두 비운 상황이어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참고로 당시 본회의였던 제252회 연수구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는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에서 언급된 최 의원(영상 36분 30초 경)과 이 구청장 등의 발언(영상 1시간 02분 50초 경)도 영상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 관련 링크 → 다시보기 (구의회 홈페이지 상단 메뉴 [영상회의록] - [의회방송 다시보기] 중 <제252회 연수구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2022.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