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9일부로 총파업을 종료키로 한 가운데 인천지역 노조원들이 파업 현장을 떠나 일선 업무에 복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부가 사실상 노동계를 ‘겁박’하는 형태로 종료되는 것인 만큼, 후유증과 우려 또한 만만찮다.
9일 화물연대 인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연수구 송도동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과 인천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일대에 파업 기간 설치해놨던 농성용 천막 및 현수막 등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어 터미널 인근 도로에 일렬로 세워놓았던 화물차들도 주차 구역으로 옮기거나 옮길 준비를 끝냈다.
화물연대 인천본부는 여론이 불리해지고 연대파업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총파업 철회 여부를 두고 찬반 투표를 실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254명 중 66%가 파업 종료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전체 본부 조합원이 1,826명인 만큼 조합원 다수의 뜻은 아니지만, 인천본부 측은 “이제부터는 조합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총파업이 국민들의 생활 불편으로도 이어지다 보니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역풍이 불었던 것과, 여기에 정부의 압박까지 이어져 결국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정신적으로 피로해진 것도 파업 종료의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파업종료에 따라 이날 인천항의 화물 반출입량이 파업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복됐고, 다른 분야의 물류차질 현상 등도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화물연대 관계자 측이 밝힌 대로 안전운임제 기한을 연장하는 안이 국회 교통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이후 과정이나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고는 하나 정부가 사실상 ‘노동계 압박’의 방법으로 이를 진압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노조활동 등을 정부가 비슷한 방식으로 겁박하려는 자세부터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노동계는 이번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국제노동기구(ILO)가 ‘결사자유의 침해’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ILO 등의 채널을 통해 책임을 끝까지 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실상 향후로도 현 정부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자세다.
그러자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이날 인천 서구 내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파업 철회 이후로도 잘못된 악습과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정부 차원에서 노동계와 소통하기보다, 노동계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에서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기로 단독 의결한 데 이어 정의당과 함께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도 일몰제 3년 연장안(지난 6월 파업 당시 합의된 내용)을 통과시켰다.
이 3년 연장안은 현 화물연대 측 요구가 모두 빠져 있는 ‘당초 합의된 약속안’이다. 기한이 정해진 데다 품목확대의 내용도 없는 만큼 해당 파업과 무관하게 약속돼 있었던 것이지만,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은 이 과정에서조차 ‘비토’를 걸고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현 정부가 안전운임제의 3년 연장안에마저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미 정부 차원에서 보여준 데에 이어, 여당 국회의원들을 통해 국회에서도 노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인호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은 “(정부·여당이 원한대로) 이미 파업은 종료되지 않았느냐”며 “정부·여당은 자신들이 주장한 사항들이 사실상 모두 갖춰진 이상, 3년 연장안의 국회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