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민들이 남북통일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계속 떨어지고 북한에 대한 인식은 ‘협력 대상’이 아닌 ‘경계 대상’으로 굳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연구원은 남근우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이 최근 작업을 종료한 ‘2022 인천시 평화·통일인식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시민 1,500명(오피니언라이브, 10월 14~24일 전화 면접조사)과 중·고교생 3,439명(인천시교육청 협조, 10월 19일~11월 4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샘플로 뽑아 취합한 결과다.
설문조사는 인천연구원이 오피니언라이브에 의뢰해 실시한 것으로, 시민 대상 평화·통일인식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중·고교생 대상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6%p라고 밝히고 있다.
인천연구원의 이같은 평화·통일인식 조사는 지난 2019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매년 실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작업이 시작된 이듬해인 2020년부터 발간돼 시민들에게 공개자료로 배포돼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시민 대상 조사에서 통일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5%(반드시 필요 26.4%, 큰 부담 없다면 필요 29.1%)로 ‘필요없다’ 44.5%(공존 유지 28.9%, 불필요 15.6%)보다는 높았다.
그러나 통일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2019년 69.9%, 2020년 61.5%, 2021년 62.3%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분위기로 읽힌다.
북한에 대한 인식은 ‘경계 대상’ 45.7%이라는 응답이 ‘협력 대상’ 29.6%, ‘도와줘야 할 대상’ 15.0%, ‘별로 상관없는 대상’ 9.7%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경계 대상’ 인식이 2020년 35.1%, 2021년 39.1%로 나타났으며 ‘협력 대상’은 2020년 38.4%, 2021년 33.7%에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로도 인천시민들이 북한을 경계 대상으로 보는 인식은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 상황에 대해서는 ‘불안하다’ 73.6%(매우 30.8%, 약간 42.9%)로 ‘불안하지 않다’ 26.4%(별로 18.9%, 전혀 7.5%)의 3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20년 54.2%, 2021년 48.7%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 이후 불안감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된다.
시가 우선 추진해야 할 통일환경 조성사업으로는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38.9%, 접경지역 개발 35.3%, 북한 이탈주민 지원 13.8%, 평화축제 및 행사 개최 10.4% 순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중·고교생 대상의 조사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54.9%, ‘필요없다’는 38.0%, ‘잘 모름’ 7.2%로 나타났다. 이 역시 ‘통일 필요’ 응답이 2020년 64.8%, 2021년 56.9%였던 것에 비해면 낮아지는 추세다.
북한 인식 역시 ‘경계 대상’ 44.4%, ‘협력 대상’ 30.4%로 일반시민들의 응답과 대체로 비슷했다. ‘한반도가 평화롭다’는 응답은 30.2%(전년대비 10.5%p 감소), ‘평화롭지 않다’는 43.7%(전년대비 14.3%p 증가)로 집계됐다.
효과적인 평화·통일교육 방법은 현장 및 체험학습 31.1%, 영상교육 25.9%, 선생님 강의식 교육 18.0%, 외부강사 강연 15.9%, 활동위주 수업 7.8% 순으로 응답했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사를 실시한 2019년 이후 시민과 중·고교생 모두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이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남북관계 악화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에 따른 결과로 분석되는 만큼, 시가 평화·통일의 가치를 중시하는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 유정복 인천시장의 소속 정당이 북한에 대해서는 대체로 적대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인 만큼 이같은 지적을 수용하거나 검토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인천연구원 홈페이지의 ‘연구원 간행물 - 연구보고서’ 메뉴 경로를 통해 일반 시민들도 PDF 형식의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