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확대를 비롯한 사업확대를 공식화하자 시민사회에서 반발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현재의 인천과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시민단체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을 전쟁과 분단의 도시로 만들지 말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확대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앞서 시는 지난달 말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과 함께 세계적인 평화·안보 프로젝트 및 국가적 기념행사로 확대시킬 계획”이라며 “연도별로 행사 규모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유 시장은 지난 9월 열렸던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 당시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버금가도록 발전시켜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여는 초석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던 바가 있다. 노르망디는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온 유 시장의 방문지이기도 했다.
평복연은 시의 이같은 방향은 “인천을 ‘전쟁과 분단’의 상징도시로 만들 뿐 인천의 세계적 이미지 제고와 발전에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국가적 기념행사 추진 중단 및 관련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시의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4년까지 대규모 시민안보축제를 개최하고 2025년 국가적 국제행사를 개최하고 연구 용역을 실시해 송도에 위치한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의 월미도 이전 및 인천상륙작전 전쟁기념관 혹은 역사관을 새로 건립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2023년 국비 30억, 시비 3억 3천만 원을 편성하고 매년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평복연은 “인천을 평화와 안전의 도시가 아니라 전쟁과 불안의 도시로 만드는 국제적 행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의 상륙작전 기념행사 확대 계획은 평화 도시를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전세를 역전시킨 사건으로 평가되기는 하나, 인천 시가지 주요 시설들이 파괴되고 민간인 사상자도 컸다. 특히 상륙작전 전 미군의 월미도 폭격으로 월미도 주민 100여명의 민간이 희생자가 발생했고 주민들은 실향민이 된 채 추모행사로 아픔을 안고 살고 있다.
문제는 시가 과거에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를 확대하려다 여론의 반발로 중단한 바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999년 시는 인천상륙작전 50주년 기념 명목으로 국비 포함 17억 원의 예산을 세위 추진하다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축제 소재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중단된 바 있다. 당시에도 상륙작전 관련 대규모 기념행사는 인천지역에 실익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평복연은 “여전히 한반도는 ‘종전’이 아니라 ‘정전’상태로 곳곳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일고 있고, 중·미 간 군사적·경제적 갈등을 비롯한 외교적 분쟁이 이는 한 가운데 있다. 군사적·외교적 상황을 생각한다면 상륙작전 기념행사 확대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은 12년 전에 벌어진 연평도 포격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군사적 충돌 위험이 높은 접경지대로, 아직 시민들이 분단의 화약고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시민들은 ‘전쟁’과 ‘불안’ 대신 ‘평화’와 ‘안전’의 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