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청라~강서 BRT 노선이 개통될 당시, 현직 시장이었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사진 맨 오른쪽)이 노선 현장을 둘러보다 버스에 탑승한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던 모습. ⓒ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청라~서울 강서 노선에 투입된 BRT가 개통 후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BRT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해 누적 적자가 1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사회에선 ‘또다른 애물단지’ 하나가 더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허종식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라~강서 BRT 노선의 누적 운영적자는 총 103억 2천만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3년 개통된 청라~강서 BRT 노선은 인천시가 운영비를 100% 부담하는 공영형 간선급행버스체계다. 현재 운영사는 인천교통공사다.

해당 노선의 연도별 운영손익은 2013년 24.2억, 2014년 13.5억, 2015년 9억, 2016년 6.7억, 2017년 6.2억, 2018년 5억, 2019년 8.1억, 2020년 9.8억, 2021년 12.1억, 2022년 8월 8.6억 원으로 개통 후 매년 운영적자가 발생했다. 

이 적자는 모두 인천시민 혈세로 메우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인천계양~부천대장 노선(6,500억원)과 인하대~루원시티 노선(361억원)에도 S-BRT가 도입될 계획에도 우려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인천의 BRT 노선에만 총 7,4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셈이 되는데, 청라~강서 노선과 같이 운영적자가 발생하게 되면 시민이 부담할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운영적자도 문제지만 해당 BRT 노선에서는 교통사고마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의 BRT 교통사고는 총 208건 발생했으며 연도별로 나누면 2019년 51건, 2020년 51건, 2021년 70건에 이어 2022년 8월말 현재에도 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선위반 67건(32%), 신호위반 57건(27%), 불법유턴 27건(13%)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사고를 낸 건 상대 차량인데 이들이 전용차로를 무시하고 끼어들기, 불법좌화전 및 불법유턴 등으로 난 사고들이 많았다.

비단 허 의원 측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해당 BRT 노선에 대한 불편사항 등은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자주 나왔었다. 전용차로, 전용차량을 도입했다는데, 서울로 진입하자마자 꽉 막힌 정체상황을 접하는 것은 여타 광역버스 등과 똑같더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

허 의원은 “BRT가 ‘땅 위의 지하철’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가 안전도, 이윤도 확보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곧 S-BRT 시대가 열린다는데, 1세대 BRT도 제대로 완료되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허 의원은 “사실상 BRT가 ‘신교통시스템’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만큼,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해 BRT의 도입 취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