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그간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인천고등법원 설립에 인천시도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이다.
시는 24일 ‘인천고등법원 설립 타당성 및 파급효과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하고 “인천고법 설립 타당성 확보를 위한 근거 발굴을 위해 4월부터 인천연구원에 의뢰해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용역의 주요 내용은 ▲고등법원 설립기준 및 인천시 현황 ▲국내·외 고등법원 설치사례 ▲인천고등법원 수요조사 및 분석 ▲인천고등법원 설립의 경제성 및 타당성 분석 등이 골자다.
시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신동근, 김교흥 국회의원이 인천고법 설립을 위해 발의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보고 시 인천고법 설립이 필요한 당위성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연구원은 2020년 ‘정책연구과제’ 명목으로 ‘인천고등법원 설립 필요성 검토’ 결과보고서(당시 이인재, 민혁기 연구원)를 지난해에도 내놓으며 인천고법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가 있다.
시에 따르면 이번 용역에서 인천시가 인천고법 신설이 됐을 경우 기대하는 효과는 접수될 항소심 추산 수 1,844건, 신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 4,580억 원, 취업유발효과 2,047명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인천시민 262명 중 87.8%, 전문가 32명 중 96.9%가 ‘인천고법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현재 인천지방법원은 인천과 경기도 부천·김포를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해 기준 관할인구가 424만 명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결과에 따르면 2037년에는 432만 명으로 증가세가 예상된다.
반면 고등법원 중 규모가 가장 작다는 대구고법 관할인구는 450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500만 명 이상으로 돼 있는 고법 관할인구의 기준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조정돼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20년 기준 인천지법 항소심 중 민사본안은 3,405건으로 전국 19개 지방법원 중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 다음 3번째이고, 형사공판은 5,510건으로 수원지법 다음이다.
물론 2019년 3월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가 개원하긴 했지만, 민사·가사부만 설치돼 있어 인천시민이 행정·형사의 항소심을 받으려면 서울고법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수도권 교통혼잡으로 왕복 4시간 이상, 옹진군 거주자는 왕복 2일 이상 등 접근성이 열악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또 서울고법이 2020년 기준 전체 고법 중 관할 면적이 제일 넓고 관할인구는 1,894만 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수원고법의 2배 이상이다.
특히 사건 수는 서울고법이 2만 659건으로 전체 본안 소송 3만 4,412건 중 절반이상인 60%가 집중돼 있고 인구 10만 명당 항소심 건수는 다른 고법의 2배, 판사 1인당 사건 수는 98.85건으로 사실상 업무 과부하 상태다.
김재범 인천시 법무담당관은 “연구결과는 인천고법 설립의 당위성을 충분히 확보한 것”이라며 “연구 결과를 활용해 다각도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국회 법사위 계류 중인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번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범시민 서명운동, 토론회 등 유치운동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민사회에서도 인천고법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역 법조계 인사들은 그간 중앙 및 지역언론 등의 기고 및 칼럼란을 통해 인천고법의 필요성 및 설립에 필요한 시민운동 등을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인천경실련 및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지역의 사법서비스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명분으로 그간 인천고법의 설치를 지속적으로 얘기해 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