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구의회 본회의. ⓒ인천서구의회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 서구의원들의 수당을 내년에 큰 폭으로 올리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관내 타 기초단체 의회보다 폭도 크고 주민 정서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서구는 “최근 서구 의정비 심의위원회(심의위)가 최근 구의원들의 내년 월정 수당(월 급여)을 올해 대비 5% 인상하기로 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여론조사가 필요없는 공무원 보수 인상률 보다 한참 더 높아 별도의 예산을 잡아 여론조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인상 계획이 적용되면 내년 서구의회 의원 1명 당 받는 전체 연간 의정비는 기존 3,936만 원에서 4,067만 원으로 131만원(3.3%)이 오른다. 

심의위의 이 같은 폭의 인상계획은 인천시의회는 물론 10개 군·구 의원이 받는 의정비 인상률에 비해 큰 폭으로 높은 수준이다. 그 인상폭만큼의 재원이 모두 ‘구민혈세’인 만큼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12일 기준 인천지역의 지방의원(기초·광역 포함) 가운데 공무원 보수 인상률(올해 기준 1.4%)을 초과해 지방의원의 월정 수당 인상을 추진하기로 한 지자체는 서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다른 9개 의회의 내년 월정 수당이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미 6개 기초의회(중·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는 월정수당을 동결하거나 공무원 보수 인상률 만큼만 올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여론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구가 ‘급여인상을 위해 사실상 민심을 외면한 선택’을 함으로써, 조만간 심의위를 가동해 내년 월정수당을 결정할 3곳(계양·강화·옹진) 기초의회의 결정에도 자칫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전국 기초·광역의회 중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월정 수당을 인상하는 의회가 있는 것으로는 파악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타 의회의 결정이 서구의회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서구의회는 현재 구의원들이 받는 연간 의정비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처리할 민원들도 많아지고 그게 다 의정활동에 포함된다는 논리다.

서구의회 측은 “서구는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약 57만 명)가 거주하는 기초자치단체인 데다 향후 검단·루원시티 입주 예정인구도 많기 때문에 의원들의 급여인상은 불가피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구는 조만간 이와 관련해 20일까지 주민 여론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올해 1.4%)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지방의원 월정 수당을 인상하려면 공청회나 여론조사로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지방재정법에 의한 것이다.

물론, 해당 여론조사도 소액이긴 하지만 700만 원의 예산이 든다. 수당인상에 대한 부담과, 또 그걸 조사하는 비용을 죄다 서구 구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인상계획을 공무원 보수인상 기준으로만 잡아도 여론조사 따위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구 시민단체인 서구평화복지연대 측은 서민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서구만 이를 외면하고 의정비 인상을 추진한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단체만 반감을 보이는 상황은 아니어서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이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고로 인천시의원 및 10개 군·구 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비는 월정 수당(월 급여) 외에도, 원활한 의정활동 명목으로 정액으로 지급되는 의정활동비가 별도로 있다. 물론, 이를 조성하기 위한 몫은 오롯이 시민 및 구민 부담이다.